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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진서 터져 나온 '순혈주의' 비판, 왜?


입력 2019.01.16 03:00 수정 2019.01.16 09:20        고수정 기자

친문 향한 쓴소리 신호탄…집권 3년차 당내 균열 조짐 관측

비주류, 총선 1년여 앞두고 입지 다지려는 행보란 해석도

친문 향한 쓴소리 신호탄…집권 3년차 당내 균열 조짐 관측
비주류, 총선 1년여 앞두고 입지 다지려는 행보란 해석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의원, 우상호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의원, 우상호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단일 대오를 유지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3년차에 균열 조짐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민주당 비주류 중진 사이에서 ‘순혈주의’에 대한 비판이 나온 건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겨냥한 계파갈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4선의 박영선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순혈주의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축적되면 때때로 발전을 저해할 때도 있다”며 “지금부터 민주당은 순혈주의를 고수해야 할 것인지 개방과 포용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혈주의는 역사적으로 보면 개방과 포용에 늘 무릎을 꿇었다”며 “로마가 천년 지속될 수 있었던 힘도 곧 개방과 포용 그리고 공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비판한 ‘순혈주의’는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복당 불허 결정에 대한 것이다. 그간 당청 문제를 관망해왔던 박 의원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선 건 다소 의외라는 말이 나온다.

앞서 비주류 중진인 3선의 우상호 의원도 1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순혈주의로 흐를까 우려된다”며 “개혁에 동의하는 세력, 개별 인사에게 당의 문호를 개방하고, 정의당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또 “열린우리당 만들 때 당시 한나라당에서 ‘독수리 5형제’까지 받아들였던 정당인데 개혁을 위해서라면 문호를 좀 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독수리 5형제’는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이우재·이부영·김부겸·안영근·김영춘 의원 등 5인을 가리킨다.

당 안팎에서는 이·손 의원의 입·복당 불허 결정에 친문 진영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이들의 발언이 친문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뼛속까지 비주류인 두 의원이 순혈주의를 언급한 건 친문 진영에 한 말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권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간 잠잠했던 비주류가 친문을 향해 쓴소리를 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는 계파 갈등을 다시 촉발할 수 있고, 총선을 치르는 집권 4년 차에 정권 말 징크스와 맞물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중진을 겨냥한 퇴진론의 불씨가 점차 커질 것으로 내다본 일종의 ‘묘수’라는 해석도 있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석이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친문이 아니면서 이해찬계도 아닌 비주류 중진 의원들이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한다”며 “총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비주류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부터 세력을 만들고, 고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청와대 2기 내각까지 친문 진영으로 확실한 친정 체제를 잡아 놓은 상황에서 비주류로서는 총선에서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며 “이를 예측하고 목소리를 냄으로써 방어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4선의 송영길 의원이 청와대의 탈원전 정책에 직접 반기를 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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