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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텔루라이드' 탄생 스토리 들어보니


입력 2019.01.14 12:00 수정 2019.01.14 12:45        캘리포니아 어바인(미국) =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커트 카할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기아차에 아직 최고의 순간 오지 않았다”

"텔루라이드 디자인, 빅·볼드·박시에 중점"

"도심형 SUV 벗어나 '정통 SUV'에 대한 향수 공략"

기아자동차 미국 디자인센터 전경. 앞에 전시된 차들 중 오른쪽 두 대는 신형 쏘울과 쏘울 EV, 왼쪽 위장막을 씌워놓은 차는 텔루라이드다.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미국 디자인센터 전경. 앞에 전시된 차들 중 오른쪽 두 대는 신형 쏘울과 쏘울 EV, 왼쪽 위장막을 씌워놓은 차는 텔루라이드다. ⓒ기아자동차

커트 카할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기아차에 아직 최고의 순간 오지 않았다”
"텔루라이드 디자인, 빅·볼드·박시에 중점"
"도심형 SUV 벗어나 '정통 SUV'에 대한 향수 공략"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 유니크한 디자인의 박스카 쏘울, 그리고 곧 출시가 예정된 볼드한 이미지의 미드사이즈 SUV 텔루라이드까지.

미국 소비자들은 현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25년여가 지난 ‘기아자동차’라는 브랜드의 놀라운 성장, 그리고 그 바탕이 된 획기적인 디자인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는, 나아가 기아차의 글로벌 디자인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를 지난 9일(현지시간) 방문했다.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는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KMA)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남부 오랜지카운티의 작은 도시 어바인(Irvine)에 위치해 있다. 어바인은 연중 온화하고 맑은 날씨에 살기 좋은 생활환경으로 많은 기업들이 입주한 기업형 도시로 유명하다.

또한 어바인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미국인들의 최신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어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벤츠, 토요타 등 많은 자동차 회사들의 미국 디자인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02년 입사해 17년째 기아차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는 커트 카할(Kurt Kahl)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는 “남부 캘리포니는 기후가 좋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잘 돼 있어 자동차 문화가 매우 잘 발달돼 있는 곳”이라며 “다수의 명문 디자인대학교들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어 디자인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2005년 7월 준공해 2008년 6월 완공한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는 북미 시장에 최적화된 차량 디자인을 개발하고 북미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 분석을 통해 그에 맞는 콘셉트카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으로 1년에 7~8개가 넘는 차종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설립된 이래로 쏘울, 텔루라이드 콘셉트, 니로 등 북미 시장에 선보인 다수의 기아차가 이곳에서 탄생됐다.

카할 매니저는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는 디자인 업무를 위한 최적의 공간과 심미학적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며 “이 곳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프로페셔널하며 창의적인 직원들이 팀이 돼 차량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센터는 신차 개발의 밑그림을 그리는 곳으로 기아자동차 내에서도 가장 보안이 삼엄해 사진 촬영은 일체 불가능했고 취재진도 제한된 공간만 방문이 가능했다.

보안 절차를 마치고 처음 향한 곳은 '디지털 영상 품평장(VR Room)'으로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신차의 외관과 실내 디자인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실시간으로 차량 색상도 바꿀 수 있고 차 문을 열고 들어가 각종 계기장치를 시험 작동해 볼 수도 있어 실제로 모형을 만들지 않고도 차량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었다.

영상 품평장에서 쏘울과 텔루라이드의 외장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카할 매니저로부터 올해 주요 공략 차종을 화면에 띄운 채 각 차종의 디자인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텔루라이드 디자인, 빅·볼드·박시에 중점…정통 SUV에 대한 향수 공략

가장 관심이 가는 차종은 역시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돼 출시가 임박한 미드사이즈 SUV 텔루라이드였다.

카할 매니저는 텔루라이드의 디자인 키워드로 3B, 즉 빅(Big), 볼드(Bold), 박시(Boxy)를 꼽았다. 그는 “텔루라이드는 크기와 존재감에 중점을 뒀다”면서 “크고 대담하며 박시해 보이도록 하는 게 프로젝트 내내 우리가 집중했던 키워드였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SUV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도 좋은 품질과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차를 디자인하고 싶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커트 카할 기아자동차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기아자동차 커트 카할 기아자동차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기아자동차
그는 “지난 20년간 자동차 회사들이 세단과 왜건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SUV로 이동시키려고 노력하다 보니 세단 스타일을 SUV에 적용한 도심형 SUV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이는 역설적으로 정통 SUV의 볼드한 매력, 다양한 가능성, 주행 환경을 가리지 않는 힘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우리는 그 점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에서는 양산형과 동일한 텔루라이드 모델의 내외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카할 매니저의 설명대로 텔루라이드는 도심형 SUV들과는 차별화된 명확한 투 박스(상자 두 개를 붙여놓은 듯한) 형태를 중심으로 그릴, 헤드램프, 안개등, 범퍼 등 주요 디자인 요소들이 모두 사각 형태를 갖추고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은 텔루라이드 양산차 디자인이 2016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에서 큰 변화가 생긴 배경을 많이 궁금해 한다. 양산형 텔루라이드는 콘셉트카에 비해 그릴이 좌우로 넓고 헤드램프는 폭이 좁아진 수직형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카할 매니저는 “텔루라이드는 양산 단계에 이르며 디자인상의 변화가 있었는데, 주로 앞면의 헤드램프와 그릴이 눈에 띄는 변화일 것”이라며 “프론트 오버행의 길이가 시각적으로 더 짧아 보이도록 하고, 공기역학을 향상시키며 후면 테일램프 모양과 디자인적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변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텔루라이드의 내장은 미드사이즈 SUV의 넓은 실내공간을 더 넓어보이게 만드는 수평형 레이아웃에 각종 고급 소재로 마감해 플래그십 모델의 럭셔리함을 뽐낸다. 2륜 뒤쪽의 구성은 대체적으로 현대차의 동급 모델 팰리세이드와 큰 차이가 없었다.

팰리세이드가 기어노브를 다이얼로 대체한 것과 달리 텔루라이드는 일반 기어노브를 장착해 고급감이 덜한 대신 터프한 이미지는 유지하는 것이 운전석에서 보이는 가장 큰 차이였다.

텔루라이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19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서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형 쏘울, 기존 모델 대비 성숙한 이미지…조명에 많은 공 들여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의 최고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신형 쏘울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의 디자인 개발 배경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카할 매니저는 “신형 쏘울은 기존의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해 한층 강인하고 하이테크한 디자인으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신형 쏘울은 전면부에 가늘고 예리한 전조등을 활용해 세련된 첨단 이미지를 강조했고 양쪽 전조등을 연결해 SUV다운 느낌을 살린 모습이다. 또한 단단한 느낌을 주는 크롬 재질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강인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특히 비행기 꼬리 날개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D자 형태 필러는 쏘울의 역동성을 느끼게 했다.

카할 매니저는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쏘울의 아이코닉한 성향은 유지하면서도 좀 더 성숙된 모습을 지향했다”면서 “조금 덜 귀엽고, 대신 좀 더 성숙한, 도시형 이미지에 로봇 같아 보이는 요소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쏘울을 디자인하면서 조명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들이 이 세그먼트의 차량에서 이정도 수준의 조명 기술을 본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상위 트림에 적용된 LED 헤드램프는 굉장히 콤팩트하고 슬림하며 테일 램프의 시그니처는 매우 독창적이고 쏘울을 기억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할 매니저는 기아차가 디자인 측면에서 가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신속성’과 ‘도전정신’을 꼽았다. 스팅어나 텔루라이드와 같이 기존에 없던 세그먼트 출시를 경쟁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빠르게 진행하는 신속성과 도전정신이 기아차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이다.

“기아차에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카할 매니저의 마지막 한 마디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혁신하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놀라움을 제공할 기아차의 행보를 기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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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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