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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선수 신유용 성폭행 폭로, 스포츠계의 추악한 ‘일상’...코치들의 이중생활?


입력 2019.01.14 08:56 수정 2019.01.14 09:35        문지훈 기자
ⓒ사진=신유용 SNS ⓒ사진=신유용 SNS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의 성폭행 폭로 이후, 스포츠계가 떠들썩하다. 특히 신유용이 겪었던 일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 스포츠계에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발언이 충격을 안겼다.

신유용은 14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유도선수로 활동할 당시 코치에게 수년동안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코치의 추악한 민낯을 낱낱이 공개하면서 당시의 힘겨웠던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신유용의 성폭행 폭로는 심석희 선수의 폭로가 용기를 북돋운 것으로 보인다. 심석희 선수의 경우 같은 코치의 폭행에 대한 또 다른 증인들이 나와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각인시켰다. 신유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유용은 자신 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례에서 짐작 가는 것처럼 스포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성폭행 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10년 전부터 체육계 성폭력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왔다. 정 교수는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상적이고 만연한 체육계 성폭력 실태를 짚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런 일이 터지는 게 사실은 심석희 선수니까 지금 이 정도의 파장이 되고 이렇게 되지 사실 그전에 수많은 이야기 못 했던, 그리고 얘기를 했다가 바로 바로 덮힌 선수들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이어 “2010년에 귀국을 해서 전직 선수였던 제자하고 연구를 했다. 핸드볼 선수였던 대학원생(제자)이 자기 친구들, 전직 동료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제가 한 8명을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첫 번째 모두 거절을 당했다. 그래서 굉장히 놀라워서 왜 그러냐 했더니 ‘그때 시절을 회상하고 싶지 않다’ 이런 식으로 거부를 하는 것들을 보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는 “결국 설득을 해서 한 네 분 정도를 인터뷰를 했는데 그 내용들을 보면 너무 충격적인 내용들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면 예전에 합숙소가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훈련하는 트레이닝의 장소가 사실은 매우 폐쇄된 공간이기도 하다. 이들이 학교를 다녀도 학교 안에서 굉장히 섬처럼 고립된 생활을 하고 심지어 남자 코치들은 여자 선수들이 자유롭게 다른 일반 학생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것조차 굉장히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전적으로 이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하면 안 된다며 예를 들어 남자친구를 사귀는 거는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일이 있으면 오히려 그걸 통해서 오히려 심각한 수준의 폭행과 성폭행이 이어지는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학회에 발표도 했었지만 그 논문 자체가 별로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게 오히려 저한테 굉장히 놀라웠다”고 했다. 논문에는 “코치들이 술을 마시면서 ‘나는 룸살롱에 안 가. 여자 선수 애들이 있잖아’ 라는 말을 하는 걸 목격했다”는 선수의 인터뷰가 있었다. 또 한 코치가 “귀에다가 혀를 집어넣었다” 등 녹취록이 있었다.

정 교수는 “지금 이런 전 국민적인 어떤 관심이나 어떤 분노 같은 게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굉장히 필요하다). 정말 이번 기회에도 안 된다면 제가 생각할 때는 앞으로 한 5년, 10년이 지나도 아마 똑같은 일이 벌어질 거고 어쩌면 이런 일이 없어지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대안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지훈 기자 (mtrels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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