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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논란] 잇단 분신에도 등돌린 여론…택시업계 새바람 부나?


입력 2019.01.14 06:00 수정 2019.01.14 06:13        이정윤 기자

정부, ‘월급제‧택시 우버 플랫폼화’ 제안…택시업계, ‘카풀반대’ 주장만

택시단체 파업 등 혼란 틈 타 고개 드는 양질의 새로운 운수서비스

정부, ‘월급제‧택시 우버 플랫폼화’ 제안…택시업계, ‘카풀반대’ 주장만
택시단체 파업 등 혼란 틈 타 고개 드는 양질의 새로운 운수서비스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공원 옆 도로에 전국의 택시가 모여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공원 옆 도로에 전국의 택시가 모여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카카오는 당초 택시와 상생을 약속했으나 지금은 콜비 챙기고 카드결제 대리기사 수수료 20% 착취한다…택시기사들이여 다 일어나라, 교통을 마비시키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며 지난 9일 분신해 사망한 60대 택시기사 임 모씨의 유언 녹취록 중 일부다.

지난달 10일에 이어 벌써 두 번째 분신사고가 벌어지자 택시업계는 ‘결사항전’을 선언하고 더 이상 정부‧여당에 카풀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카풀-택시단체 갈등을 두고 국토교통부는 “갈등이 첨예한 카풀업계와 택시업계 간 중재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 기구 등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관련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는 입장표명 뿐 갈수록 극으로 치닫는 상황을 해결하진 못 하고 있다.

◆정부, ‘월급제‧택시 우버 플랫폼화’ 제안…택시업계, ‘카풀반대’ 주장만

국토부가 이와 관련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달 21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택시업계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사납금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완전월급제를 시행하고, (전 세계적으로 거역할 수 없는 흐름에 따라) 택시 전체의 우버 플랫폼화를 진행해 수익을 창출시키자고 택시업계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주협회, 노조, 개인택시협회 등 4개의 택시단체가 모여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아직 답보상태로 ‘카풀 반대’만을 주장하고 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사납금 없는 완전월급제를 환영하지만, 사주들은 사납금 없이는 택시기사 관리가 어렵고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등 여러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도 “워낙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당에서도 카풀을 보는 각도가 다르다”며 “(카풀과 관련해) 정부가 하나로 정리해 대책 발표하듯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조율 과정을 통해 균형을 맞춰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택시기사 “승차거부 없인 한달에 200만원 벌기도 힘들어”

사납금 폐지는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다.

택시에서 만난 60대 기사 김 모씨는 “나 같은 사람은 한달에 26일을 일해도, 매일 12만원 정도 사납금을 입금하고 나면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107만~108만원 정도다”며 “밤에 승차거부 하는 기사들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다 살기위해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달에 250만~300만원 버는 택시기사도 거의 없을뿐더러, 그만큼이라도 벌려면 승차거부를 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지금 택시회사 차량의 절반이 멈춘 상태다. 기사가 없기 때문이다”며 “월급제 등으로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나아지면 서비스의 질도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고, 그럼 택시운전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고용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양질의 서비스 원하는 승객에 새로운 운수서비스 확대 움직임

이 가운데 잇단 택시기사들의 분신 사망 소식에도 택시업계를 향한 여론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안타깝지만 이번 기회에 승차거부, 난폭운전, 불친절 등 고질적인 택시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특히 지난달 20일 열린 택시업계 집회가 마포와 여의도 일대를 장악한 탓에 퇴근길이 마비되자 택시업계를 향한 불만 여론은 극에 달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자 택시업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시작됐다.

서울시 50개 법인택시업체들이 설립한 택시운송 가맹 사업체 ‘타고솔루션즈’는 승차거부 없는 택시, 여성전용 택시 등 승객들의 불만사항을 고려한 서비스 제공을 통한 택시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또한 이 틈을 타 공유승차플랫폼 ‘타다’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승차공유 서비스다. 일반 택시보다 요금이 약 20% 비싸지만 승차거부가 없고 만족스러운 서비스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작년 10월 서비스 출시 때보다 현재 보유차량이 2배로 늘어났다.

KST모빌리티는 법인택시회사를 인수해 혁신형 택시서비스 ‘마카롱’을 이달 말부터 시범적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KST모빌리티 측은 사납금을 없애고 월급제를 실시하면서 택시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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