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사업비 펑펑' 외국계 손보사들, '보험료 인상' 부메랑 되나


입력 2019.01.14 06:00 수정 2019.01.14 06:07        부광우 기자

카디프·에이스·AIG손보 순사업비율, 토종 손보사들 압도

글로벌 브랜드 무색한 입지…영업 지출 확대 역효과 우려

카디프·에이스·AIG손보 순사업비율, 토종 손보사들 압도
글로벌 브랜드 무색한 입지…영업 지출 확대 역효과 우려


국내 손해보험사 순사업비율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 순사업비율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손해보험사들의 사업비 씀씀이가 국내 토종 손보사들보다 유독 헤픈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사업비 지출은 향후 보험료 인상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기존 고객들의 불이익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곳 국내 손보사들의 지난해 1~3분기 순사업비율은 평균 21.1%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 손보사들의 경우 벌어들인 보험료가 1만원이라면, 이 중 2110원 정도를 사업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순사업비율은 손보사들의 보유보험료와 비교해 사업비가 얼마나 되는지를 수치화 한 지표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거나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자 쓰는 비용인데 국내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손보사들이 국내 시장 점유 확대를 위해 영업 확대에 많은 지출을 한 결과로 해석된다.

해당 손보사들의 순사업비율은 모두 20% 안팎이었다. 이들 중 순사업비율이 가장 높았던 흥국화재가 22.3%를 나타냈고, 더케이손해보험이 14.6%로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대부분 외국계 손보사들의 사업비율은 이 같은 토종 손보사들의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의 순사업비율은 231.2%에 달했다. 보험료의 두 배가 넘는 돈을 사업비로 쓰고 있는 셈이다.

에이스손해보험의 순사업비율 역시 41.9%로 토종 손보사들 대비 두 배에 가까웠다. AIG손해보험의 순사업비율도 37.0%로 손보업계 평균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악사손해보험만 17.2%로 순사업비율이 국내 자본 손보사들의 평균을 밑돌았다.

이처럼 수익에 비해 사업비 지출이 크다는 것은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업에 더 적극성을 띄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국계 손보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만큼 고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외국계 손보사들의 국내 손보업계 내 점유율은 모두 0%대인 실정이다. 지난해 1~3분기 토종과 외국계 손보사들의 총 원수보험료 58조3873억원 가운데 BNP파리바카디프손보가 차지한 비중은 0.01%(59억원)에 그쳤다. 다른 외국계 손보사들의 시장 점유율도 ▲에이스손보 0.71%(4143억원) ▲AIG손보 0.72%(4194억원) ▲악사손보 0.91%(5301억원) 등으로 1% 미만이었다.

문제는 보험사의 지난친 사업비 지출은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회사보다 가입자가 많은 몫을 부담한다는 뜻이고, 이는 곧 보험료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보험사가 영업에 열을 올리면서 기존 고객의 보장은 저해될 가능성도 커진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사업비율 상승은 잠재적인 보험료 인상 요인"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영업 경쟁 과정에서 사업비 지출을 피하기 힘들 수 있기는 하지만, 결국 품에 있는 고객들부터 만족시킬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