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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략' 힘 싣는 제약업계…새해벽두 '기술수출' 연타


입력 2019.01.09 14:31 수정 2019.01.09 15:15        손현진 기자

신년사 단골로 등장한 '글로벌'…올해 해외시장 보폭 넓히는 제약사들

이달 들어 잇단 기술수출 소식…R&D 투자 성과로 기분 좋은 시작

신년사 단골로 등장한 '글로벌'…올해 해외시장 보폭 넓히는 제약사들
이달들어 잇단 기술수출 소식…R&D 투자 성과로 기분 좋은 시작


국내 제약업계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시장 공략을 주요 화두로 다뤘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업계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시장 공략을 주요 화두로 다뤘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업계가 한 해를 여는 시무식에서 해외시장 공략을 주요 화두로 다뤘다.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와의 역량차를 좁히기 위해 R&D(연구개발) 투자에 매진해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새해벽두부터 기술수출 소식을 연달아 전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제약기업 대표들의 신년사에서 공통으로 다뤄진 단어는 '글로벌'이었다.

유한양행은 올해 경영지표를 'Great&Global'로 정하고 신약개발과 신규 사업을 통해 해외로 뻗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정희 사장은 "모든 임직원은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개인역량 강화에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모두가 더 빠르게 행동해야 할 때"라며 "임직원 모두가 예외없는 혁신의 대상이라는 각오로 '글로벌 GC'의 미래를 그려가자"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백신 수출이 증가하면서 해외 수출액이 누적 2억 달러를 돌파했다. 또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CRV-101’이 미국 임상에 돌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올해도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부문의 해외 선진시장 진출과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올해를 '글로벌 2020 비전'에 다가서는 도전의 해로 규정했다. 최근 경영환경은 거시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국내외 제약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책임경영'으로 이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책임경영은 구성원들이 명확한 목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일하고, 성과에는 투명하고 확실한 보상을 제공해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을 뜻한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올해 구체적 경영 방침의 하나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의 가속화'를 지목했다. 그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상반기 내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 시판이 예상된다"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첫번째 미국 시장 진출 사례로 기업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유한양행은 지난 7일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약 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지난 7일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약 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제약사들이 R&D 강화 기조를 보이면서 올해는 해가 바뀌기 무섭게 기술수출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해 11월 '레이저티닙' 기술수출로 1조원대 잭팟을 터뜨렸던 유한양행은 지난 7일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약 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계약금으로 1500만달러(약 168억원)를 받게 되며, 개발 및 매출 마일스톤 기술료로 7억7000만달러(약 8599억원)와 함께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받게 된다.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합성 신약 후보물질을 전세계에서 개발·사업화할 권리를 갖게 되며, 유한양행은 국내 사업화를 담당한다.

앞서 지난해 7월 기술수출한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 'YH14618'과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바이오벤처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달리 이번에 기술수출한 NASH 치료 후보물질은 원개발사가 유한양행으로, 자체 기술력을 입증한 성과라는 의미가 있다.

회사 측은 길리어드 제품을 오랜기간 국내 유통하면서 다져온 파트너십도 이번 성과에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이번 협력으로 길리어드와 오랜 파트너십을 심화시킬 수 있어 기쁘다"며 "간질환 분야에 전문성을 갖는 길리어드와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지난 8일 중국 제약사 캔브리지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캔브리지는 희귀질환 및 항암제 상업화에 주력하고 있는 제약사로, 중국 내 희귀질환 분야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양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다.

이번 계약으로 캔브리지는 중화권에서 헌터라제 개발과 상업화에 독점권을 갖게 된다. 중국에선 지금껏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허가 받은 의약품이 없지만,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이 최근 발표한 121개 희귀질환 관리 목록에 헌터증후군이 포함되는 등 희귀질환과 관련된 제도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임스 쉬에(James Xue) 캔브리지 CEO는 “최근 중국에서의 규제 변화로 환자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치료제를 보다 신속히 제공할 수 있게 된 점에 고무돼 있다”며 “헌터증후군 환자와 가족에게 헌터라제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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