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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몽구 회장 '수소는 민주적 에너지' 선언에, 정의선 '수소경제'로 화답"


입력 2019.01.08 08:00 수정 2019.01.08 10:40        라스베이거스(미국)=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김세훈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사업부장 인터뷰

정몽구 회장 "석유 안 나는 나라에도 차 굴려야" 수소차 개발 독려

정의선의 수소경제 "수소차 뿐 아니라 선박·열차까지"

김세훈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사업부장(상무)이 ‘2019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현대자동차 김세훈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사업부장(상무)이 ‘2019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현대자동차

김세훈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사업부장 인터뷰
정몽구 회장 "석유 안 나는 나라에도 차 굴려야" 수소차 개발 독려
정의선의 수소경제 "수소차 뿐 아니라 선박·열차까지"


“수소는 민주적인 에너지야. 못 사는 나라도 자동차를 굴려야 하잖아.”

현대자동차 마북연구소가 설립된 2006년. 이곳을 찾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연구원들에게 수소에너지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모든 기술을 총 동원해 수소연료전기차를 개발할 것을 독려했고, 그렇게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사업이 본격화됐다.

김세훈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사업부장(상무)은 ‘2019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하던 시절 정몽구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다짜고짜 수소차 100대를 만들어보라고 주문하셨습니다. 그것도 100대 각각 다 다르게요. 전부 성공할 수는 없으니 하고 싶은 기술은 다 적용해서 여러 케이스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연료전지가 6억원이었는데, 정 회장님이 석유 안 나는 나라에서도 차를 굴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수소차 개발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셨습니다.”

당시 본격화된 수소차 개발은 2013년 세계 첫 수소차 양산 체제 구축(투싼ix)에 이어 2018년 가장 진보된 수소차로 꼽히는 넥쏘 개발로 이어져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주도하는 성과를 낳았다.

정 회장의 ‘수소는 민주적인 에너지’ 개념은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어받아 ‘수소경제 구축’으로 구체화시켰다.

김 상무는 “우리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우리 것에만 적용하면 활용폭이 국한된다”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시스템 사업’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시스템의 확장성을 언급한 것으로, OEM이 됐건 판매가 됐건 우리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선박과 열차, 기차 등에도 공급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넥쏘를 개발하면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걸 자동차에만 사용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미래의 경쟁력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수소전기차 50만대를 만든다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70만대 규모로 갖춰 놓고 20만대는 외부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발라트나 하이드로제닉스, 파워셀 같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연료전지 전문기업들을 언급한 뒤 “부품이나 시스템 회사들이 강한 것은 여러 회사를 상대로 하니 일감이 많기 때문”이라며 “수세적으로 우리 것만 할 것인지, 공격적으로 할 것인지 고민이 있었는데, 시스템 사업을 하겠다고 했으니 우리도 다른 기업(연료전지 전문기업)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수소차에 집중하느라 전기차를 등한시한다는 지적에 대해 김 상무는 ‘리스크 분산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럽에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승용차는 37.5%(기존 규제 대비), 트럭은 30% 더 줄이도록 하는 규제를 내놓은 것을 언급하면서 “이걸 맞추려면 전기차 또는 수소전기차밖에 없는데, 전기차는 트럭이나 버스로 가면 굉장히 힘들다. 단거리라면 모르겠지만 상업성을 맞추려면 주행거리를 늘려야 하고 그걸 위해 배터리를 많이 넣으면 무거워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상용차 부문에서는 배터리 무게에서 자유롭고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수소연료전기차가 전기차에 비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현대차가 전기차와 수소차 투트랙 전략을 선택한 것을 ‘포커게임을 할 때 카드를 2장 들 것인가 1장 들 것인가의 차이’로 비유한 뒤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다 양산하는 곳이 있느냐”면서 “많은 분들이 현대차는 왜 수소연료전지에 매달리냐고 하는데 우리도 코나, 쏘울 등 전기차를 내놨다. 국가마다 환경이 다르니 모든 상황에 대비해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개발해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려면 결국은 그리드 안으로 에너지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저장소가 있어야 한다”면서 “대용량으로 하려면 수소가 대안이 된다”고 말했다.

수소전기차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은 2025~2030년 사이로 지목했다. 김 상무는 “넥쏘가 아직 돈을 못 번다”면서 “수소차로 돈을 버는 것은 2030년은 확실하고 2025년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예측한 근거로는 각국의 환경규제를 꼽았다. 규제를 보면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2030년이 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이상이 안 되면 규제를 맞출 수가 없다”면서 “현재 하이브리드카 중에서는 아이오닉이 세계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데도 그 규제를 못 맞춘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를 안 하면 살아남을 수 없도록 규제가 가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 차 모두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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