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北조성길 잠적에 속끓는 김정은 '손쓸 도리가 없네'


입력 2019.01.06 02:00 수정 2019.01.06 13:28        이배운 기자

北, 고위급 탈북자 암살기도 수차례…조성길 대사 안심못해

테러 감행시 남북미 대화분위기 파탄…“무리수 둘 가능성 매우적어”

北, 고위급 탈북자 암살기도 수차례…조성길 대사 안심못해
테러 감행시 남북미 대화분위기 파탄…“무리수 둘 가능성 매우적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망명을 신청하면서 신변이 위험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제로 피습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변국들과 관계개선에 나서고 정상국가지도자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조 대사대리를 암살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조 대사대리는 유럽 지역에서 김 위원장의 사치품을 밀수·공급하던 인물이다. 김 위원장이 무엇을 구입하고 얼마를 쓰는지 등 김 씨 일가와 관련된 고급정보를 상당수 알 가능성이 유력하다.

북한은 과거부터 대남·해외 공작원을 파견해 고위 탈북자들의 활동을 막기 위한 암살을 수차례 감행해왔다. 김정일의 처조카였던 이한영은 한국으로 망명 후 이름을 바꾸는 등 신분을 철저히 숨겼지만 암살당했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도 생전 암살 위협에 시달렸다.

또 지난 2016년에는 국내 주요 탈북 인사 8명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우리 정보당국이 포착했고, 2017년에는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물질로 살해 당하면서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한 말레이시아 시민이 2017년 2월 김정남의 피살 직후 모습이 담긴 현지 신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한 말레이시아 시민이 2017년 2월 김정남의 피살 직후 모습이 담긴 현지 신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북미 대화분위기가 어렵게 마련된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후폭풍을 감수하고 조 대사대리 암살을 시도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평가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남 암살 당시 북한은 대외강경노선과 핵개발을 강행하면서 긴장이 극단에 치닫던 시기였다”며 “지난해 김 위원장은 대외관계를 개선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고, 실제로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 구축에 나선 만큼 암살 같은 무리수를 둘 리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만약 조 대사대리가 암살 당하면 북측의 소행으로 간주되고 한미에 엄청난 비판여론이 들끓을 것”이라며 “한미정상도 김 위원장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고, 정상회담 개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탈북민 출신의 한 전문가는 “이복형인 김정남은 왕좌에 위협이 되니 재원을 투자하고 어떻게든 살해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며 “그러나 조 대사 대리는 언론에 나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망명만 했으니 아까운 공작원을 소비해가며 일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정남 암살과 아웅산테러 직후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상당한 지탄을 받았다”며 “특히 유럽에서 테러를 벌이는건 자살골과 다름없음을 김 위원장도 스스로 잘 알고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사급 인물은 미국 정부가 중앙정보국(CIA)의 보호를 붙여줘 물리적으로도 암살이 어렵고 소재파악 조차 안 될 수 있다”며 “그래도 김 위원장은 분을 삭이기는 어렵겠고, 아마도 애꿎은 하급자들이 책임을 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