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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때문에 넥슨 판다고?...게임업계 ‘충격’


입력 2019.01.03 13:03 수정 2019.01.03 13:06        이호연 기자

김정주 대표, NXC 전량 지분 매각

매각 성사되면 국내 최대 규모...빅3 중 빅2 외산 자본 ‘우려’

김정주 대표. ⓒ 넥슨 김정주 대표. ⓒ 넥슨

김정주 대표, NXC 전량 지분 매각
매각 성사되면 국내 최대 규모...빅3 중 빅2 외산 자본 ‘우려'


게임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넥슨 매각’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으로 들썩이고 있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이자 지주사 NXC대표가 회사를 판다는 보도 때문이다. 매각 규모만 10조원이 넘는 가운데, 인수자로는 텐센트나 소프트 뱅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게임산업 종주국 자리가 중국 등 해외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인수가만 10조원 ‘초대형 빅딜’...왜?
3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대표는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놓았다. 지분 관계를 살펴보면 김 대표가 67.4%,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의 개인 회사인 와이즈키즈 1.72%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로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로 알려졌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매각가이다. NXC는 넥슨 외에도 넥슨코리아 등 10여개 계열사의 지주회사이다. 넥슨의 경우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됐는데 시가 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3조원 수준이다. NXC가 보유한 지분 가치만 해도 6조원이 넘어 업계는 전체 매각 규모를 1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매각이 성사된다면 국내 최대 M&A 거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NXC를 내놓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와 넥슨 주식 사건을 꼽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고등학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 넥슨 비상장 주식 4억2500만원어치를 공짜로 준 혐의로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은 바 있다. 무죄확정 판결을 받았으나 파장은 컸다.

김 대표는 무죄 판결 확정 후 입장문을 발표하고 “재산 일부를 사회환원하고, 경영권 승계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공정위의 준대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가족 관계 노출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넥슨을 일본에 상장시킨 것도 이같은 규제 압박에 피로감을 느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와 곱지 않은 시선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평소 게임업계 규제에 대해 김 대표가 피곤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과 NXC 측은 매각설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다” “확인해줄 수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 넷마블에 이어 넥슨도 텐센트로 넘어가나?
넥슨 매각설로 게임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조원의 초대형 규모가에 인수 대상자로 누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상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단일 사업자가 인수하기란 어렵고, 해외 업체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 일본 소프트뱅크, 실리콘 밸리의 IT업체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간의 행보를 보면 텐센트가 유력하다. 텐센트는 넥슨의 히트작이자 최대 매출원 ‘던전앤파이터(던파)’를 중국 내 서비스중이며, 빅 3인 ‘넷마블’의 3대 주주이다.

NXC는 넥슨 일본 법인의 지분 55.47%를 보유중이고, 넥슨 일본 법인은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가 NXC를 인수하게 되면 엔씨소프트를 제외하고 빅3중 빅2가 중국 자본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텐센트는 이 외 배틀그라운드로 흥행에 성공한 클래프트(구 블루홀)의 지분 10%를 확보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2월 카카오게임즈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중국 기업에 대한 종속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 코리아는 몸집을 더 키워야 하는 시기인데 반대로 외산자본에 인수당하는 상황이 됐다”며 “김정주 대표는 국내 창업 성공신화로도 손꼽히는 인물인데, 상징적인 인물이 떠난다는 측면에서도 국내 산업계로는 부정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NXC의 지분가치가 1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인수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도 있다. 넥슨 그룹은 김정주 대표, NXC, 넥슨 일본법인, 넥슨 코리아, 10여개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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