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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에 나타난 ‘플랜B’…핵협상 장기화 각오했나


입력 2019.01.01 13:02 수정 2019.01.01 13:55        이배운 기자

“인민 인내심 오판하면 새로운 길 모색”…핵프로그램 재개 가능성 열어놔

“자력갱생으로 사회주의건설 새로운 진격”…대북제재 장기화 대비태세

“인민 인내심 오판하면 새로운 길 모색”…핵프로그램 재개 가능성 열어놔
“자력갱생으로 사회주의건설 새로운 진격”…대북제재 장기화 대비태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북미대화 재개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협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플랜B’로 장기전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북미가 새로운 관계를 수립해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핵 프로그램 재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이 요구한 상응조치를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대북제재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테이블을 걷어찰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새로운 길’에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3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계속하는 조짐이 포착됐다고 했다.

또 미국 NBC 방송은 지난달 27일 다수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이미 핵무기 양산에 들어갔고 2020년에는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정황이 수차례 나타나면서 국제사회를 긴장에 빠트렸다.

전문가들은 북미협상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측은 협상 실패 사태에 대비해 핵무력을 증강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또 김 위원장은 “올해는 나라의 자립적 발전능력을 확대·강화해 사회주의 건설의 진일보를 위한 확고한 전망을 열어놔야 한다”며 “자력갱생·견인불발하여 투쟁할 때 나라의 국력은 배가될 것이며 인민들의 꿈과 이상은 훌륭히 실현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우리가 들고나가야 할 구호다”며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 사회주의 건설의 전 전선에서 혁명적 앙양을 일으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력갱생 정신을 거듭 내세우는 것은 핵협상 장기화에 따른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해 주민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랫동안 생활고에 시달려온 주민들의 불만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보고 사상선전을 통해 진화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대북최대압박을 통해 북한의 변화된 행동 및 양보를 이끌겠다는 미국의 의도와 달리, 자립경제를 통해 동등한 입장에서 장기간 핵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대외적 메시지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에게 2019년은 2021년 8차 당대회를 목표로 2020년 당창건 75주년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성공적 결산을 위한 중요한 준비의 해”라며 “대북제재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자력갱생’, ‘국산화·주체화’, ‘과학기술’ 강조 등을 통해 내부 역량 총동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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