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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Korea] 민주당, '문재인당' 탈피 못하면 '20년 집권' 어림없다


입력 2019.01.02 01:00 수정 2019.01.04 16:34        고수정 기자

'靑 거수기' 전락…"집권 여당 안 보여" 당내서도 비판

민생·개혁보다 총선에 몰두…"당청 관계 바로해야" 지적

'靑 거수기' 전락…"집권 여당 안 보여" 당내서도 비판
민생·개혁보다 총선에 몰두…"당청 관계 바로해야" 지적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1월 1일 오전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친 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1월 1일 오전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친 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집권 여당을 향한 국민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당정 일체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현재 당청은 이전 정권의 ‘수직관계’를 답습하는 모양새다. 2020년 총선을 약 1년 앞둔 2019년,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20년 집권론’은 몽상(夢想)이 될 수밖에 없다.

‘강한여당’은 이해찬 대표의 취임 일성이다. 그는 지난해 8월 18일 수도권 유세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당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민주당이) 상황의 엄중함을 모른다고 한다”며 당 대표로서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공약했다. 청와대로 기울어진 당청 관계의 무게추를 바로잡고, 야당과의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미다.

그간 민주당은 ‘집권 여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집권 여당은 정부의 정책과 기조를 뒷받침하면서도 민심을 제대로 전해 정부가 올바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와대 독주를 견제하는 책무도 있다. 이 대표의 취임 일성은 민주당이 집권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 당내에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청와대를 견제하지 못하고 침묵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정부’라고 했는데 당에서 자꾸 ‘문재인 정부’라고 한다” 등의 요구가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제기한 이슈에 따라가기 급급하고, 이에 따른 성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가 2018년 12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제기한 이슈에 따라가기 급급하고, 이에 따른 성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가 2018년 12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올해도 민주당은 집권 여당이 아닌 일명 ‘문재인당’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린 과제와 이슈에 따라가기 급급하고, 이에 따른 성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이 개혁과 민생 문제보단 1년여 남은 2020년 총선에만 눈이 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18일 한 토론회에서 “이런 상황 속에서 장기 집권이라는 몽상을 꾸지 말라. 야당이 자살골을 넣지 않는 한 총선에서 패배한다고 본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비판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최 교수는 “지금 정신 안 차리면 제2의 폐족이 오고, 민심은 싸늘히 식어갈 것”이라며 “사회·경제 내부 개혁성과를 못 거두면 한반도 문제도 동력 잃어갈 수 있고, 1년이 지나면 총선 블랙홀에 빠져들 것”이라고도 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2018년 12월 넷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4.7%다. ⓒ알앤써치 데일리안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2018년 12월 넷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4.7%다. ⓒ알앤써치

이는 여론 추이로도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현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2018년 12월 넷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4.7%다. 이는 올해 최저치(37.9%)보다 3.2%p 낮은 수치이자, 전달 조사 대비 5.8%p 급락한 것이다.

(2018년 12월 24~25일 전국 성인남녀 1071명 대상, 무선(100%)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전체 응답률은 5.6%,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p.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www.rnch.co.kr)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물론 이 대표가 정부를 상대로 ‘강한여당’의 역할을 일정 부분 해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의 ‘9·13 종합대책’은 초고가 주택 등을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 대표의 요청이 시발점이 됐다. 카드 수수료율의 상한선을 낮추고, 대형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불공정한 수수료율 차별을 개선하게 된 것도 이 대표의 강한 의지 때문이라는 평이다.

여권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의 집권 3년차 국정을 제대로 뒷받침하고, 2020년 총선 승리의 기쁨을 누리려면 청와대로 기운 당청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당이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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