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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男 분노' 통했나?…양심적병역거부, '현역 2배' 대체복무


입력 2018.12.30 01:00 수정 2018.12.29 21:56        이배운 기자

병역의무 ‘무임승차’ 논란 확산…20대 남성층 상대적박탈감 느껴

軍 “대체복무, 통상 현역병에 비해 높은 수준”…불만여론 달래기

병역의무 ‘무임승차’ 논란 확산…20대 남성층 상대적박탈감 느껴
軍 “대체복무, 통상 현역병에 비해 높은 수준”…불만여론 달래기


해병대 2사단 장병들이 지난 1월 경기도 김포 전방 소초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해병대 2사단 장병들이 지난 1월 경기도 김포 전방 소초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을 36개월간 교정시설에서 합숙 근무 시키는 '강도 높은' 대체복무 정부안이 확정됐다.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이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고 권리만 누리려 한다는 20대 남성층의 불만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 등 인권운동계는 현역복무기간의 2배(36개월)에 달하는 대체복무는 징벌·차별과 다름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복무분야를 교정 영역으로 한정짓는 것은 또 다른 탄압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국방부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로 두차례의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매번 상반된 입장이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분리된 여론만 재확인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절충점 없이 강도 높은 대체복무안을 결정한 것은 최근 문재인 정부를 강타한 20대 남성계층의 지지율 급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7일 2018년 12월 2주차 주간집계 결과 20대 남성의 국정 지지율은 29.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때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든든했던 지지층이 급격하게 등을 돌린 셈이다.

각계는 지지율 급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병역의무와 취업난이 맞물려 생긴 ‘상대적 박탈감’을 지목했다. 20대 남성들은 병역의 의무를 수행한 탓에 취업전선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는 의식이 팽배하지만, 정부는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계층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몰두했다는 것이다.

육군 35사단 장병들이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해 대민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료사진) ⓒ국방부 육군 35사단 장병들이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해 대민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료사진) ⓒ국방부

이같은 분위기를 인식한 듯 국방부는 관련 법률안 입법예고 계획을 밝힌 뒤 “대체복무자는 교정시설 운영에 필요한 강도 높은 노동을 수행하게 된다”며 ”복무 강도가 통상의 현역병에 비해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현역복무와 대체복무의 ‘등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조금 더 강경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대 남성들은 이번 확정안을 수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대 후반의 한 남성은 “진짜 종교적 신념 없이 현역보다 2배나 긴 복무기간을 감수할 것 같지는 않다”며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이 성실하게 근무하는지를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은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모든 국민들이 만족하지는 않겠지만 더 강도 높은 방안을 요구해도 현실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없지않냐“고 반문했다.

한편 정부는 장병 및 20대 남성들의 불만 해소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전방 부대를 찾아 육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국방부는 병사의 개인 휴대폰 사용, 평일외출, 외박지역 제한 폐지 등 병영문화 혁신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고, 병 봉급인상 및 자기개발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대 남성들의 사회적 소외감이 확산되고 군복무에 따른 혜택을 체감할 수 없다는 불만이 고착화 되면서, 병역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지속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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