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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 넘긴 ‘카풀’ 논란...꼬인 실타래 해법은?


입력 2018.12.29 06:00 수정 2018.12.29 05:35        이호연 기자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부터 삐걱

정부 1년 넘게 승차공유 문제 '공수표'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공원 옆 도로에 전국의 택시가 모여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공원 옆 도로에 전국의 택시가 모여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부터 삐걱
정부 1년 넘게 승차공유 문제 '공수표'


‘승차공유(카풀)’를 둘러싼 논란이 결국 이렇다 할 해법없이 해를 넘기게 됐다. 여당이 택시와 카풀업계, 정부가 함께할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 방안을 논의할 예비 모임을 가졌으나 택시업계가 불참하면서 향후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풀 문제가 1년 넘게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공유경제 활성화도 첫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전날인 28일 민주당 택시-카풀 TF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 방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택시업계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전현희 TF위원장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참석했지만 결국 택시 단체 4곳은 나오지 않았다.

당초 TF는 택시업계에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택시단체 역시 이를 받아들였으나 이들은 카풀 시범 서비스 중단을 먼저 요구하며 불참 의지를 고수했다. 카풀 서비스로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는만큼 카풀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국토부와 카카오모빌리티측은 택시 업계 불참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는 “저희는 택시 업계와 굉장히 중요한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같이 고민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말씀드려왔는데 자리에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협력할 부분 있으면 협의하고 상생방안을 만들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택시 업계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실타래처럼 꼬인 카풀 해법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택시 단체들은 오는 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제4차 집회 등을 포함한 향후 대책 논의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카풀을 둘러싼 논의는 1년이 넘도록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카풀 서비스 관련 규제혁신 문제를 해커톤 주제로 삼으려 했지만 택시 측의 불참으로 운도 떼지 못했다.

이 와중에 카카오측이 지난 10월 ‘카카오T카풀 크루(드라이버)’를 모집하며 카풀 서비스를 준비하자 택시 측은 강력 반발하며 세 차례의 대규모 집회와 두 차례의 집단 파업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카카오 모빌리티가 이달 17일 정식 서비스 일정을 못박으며 출시 강행에 나서자 이를 반대한 한 택시 기사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카카오가 카풀 정식 서비스를 잠정 연기하면서 카카오T 카풀 서비스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다만 카풀을 둘러싼 택시 업계의 반발에 여론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살펴보면 소비자 선택권이 우선이라며 카풀을 지지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IT업계의 중론이다.

해당 기간 동안 카풀 이용자 역시 오히려 늘었다. 지난 21일 카풀업체 ‘풀러스’는 파업이 있던 20일 오전5시에서 오후11시 사이 호출 건수가 동시간대 대비 평균 6배가 늘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타다’와 차량 공유 서비스인 ‘쏘카’도 이용량이 평소보다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업계의 대규모 집회가 되려 택시의 대체제가 ‘카풀’이라는 것을 홍보해 준 셈이다.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도 반사이익을 얻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카카오택시의 일 평균 호출건수는 165만건으로 9월 147만건, 10월 150만건보다 늘었다. 이용 택시기사수도 지난 9월 22만명에서 이달 23만명으로 넘어섰다.

운송률은 수개월째 70% 수준으로 SK텔레콤의 T맵 택시도 한달만에 운전기사 수가 4만명이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운전기사 수는 10만명을 돌파했으며 호출건수는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10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공유가 택시 시장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보완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수치”라며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며 택시 업계 역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현희 TF위원장은 “택시 기사 생존권 보호와 공유경제 상생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라며 “택시 업계의 긍정적인 열린 마음과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정부도 내년 초 가급적 이른 시일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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