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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가격 인상 요구에 난감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입력 2018.12.30 06:00 수정 2018.12.29 21:59        최승근 기자

한 번 ‘가격 인상 주범’ 낙인찍히면 후폭풍 심해 가격 인상 신중

인건비 인상에 폐점 요구하는 점포 늘어…가맹점 살리기 대안 마련에 골몰

한 번 ‘가격 인상 주범’ 낙인찍히면 후폭풍 심해 가격 인상 신중
인건비 인상에 폐점 요구하는 점포 늘어…가맹점 살리기 대안 마련에 골몰


지난해 6월 제40회 부산 프랜차이즈산업 박람회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의 모습.ⓒ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지난해 6월 제40회 부산 프랜차이즈산업 박람회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의 모습.ⓒ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최근 식품, 외식 등 소비자 물가 인상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가격 인상 요구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가맹점들의 매출 확대가 가맹본부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가격 인상이 자칫 소비자 비난이라는 역풍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가맹본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커피, 햄버거, 우유, 치킨, 과자, 라면 등 거의 가공식품 전 분야와 외식 메뉴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이 늘고 임대료와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지출 중 인건비와 임대료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부분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본사가 정한 가격정책을 가맹점주들이 따르는 방식이다 보니 가맹본부를 향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점주들이 크게 늘어났다. 가격 인상이 안 되면 본사 지원을 늘려 가맹점 수익을 보전해달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가격인상을 통해 가맹점 매출이 늘면 본사 이익도 늘어나 좋지만 자칫하다가 소비자들의 비난을 살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식품, 외식 전 분야에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는 가맹본부들이 많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가격 인상의 주범’이라는 꼬리표가 한 번 붙으면 여파가 오랜 기간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가장 먼저 가격을 인상하는 브랜드가 집중 포화를 맞고 이후부터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반감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가격 인상이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면서 매출이 급감하는 이른바 역풍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있을 예정이어서 마냥 소비자들의 눈치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매출 감소 및 수익성 악화로 폐점을 요구하는 점포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 올해의 경우 치킨, 햄버거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의 계약해지 사례가 평년 대비 2배가량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나마 다른 업종에 비해 시장 규모가 큰 편의점의 경우 가맹본부가 수천억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는 등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규모 가맹본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가 겪고 있는 고통은 단순히 가격인상으로만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점주들은 당장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에 대한 점주들의 요구와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 대신 가맹점 공급 품목의 마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점주들의 수익성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까지 감안하면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올해 보다는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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