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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무임승차'에 들끓은 민심…북한 겨냥한다


입력 2018.12.28 03:00 수정 2018.12.28 08:16        이배운 기자

사회적 분위기 남북현안에 투영…“북한에 환상 안가지는 세대”

“대북지원, 더이상 우호적 사안 아냐…여론수렴 노력 미진해”

사회적 분위기 남북현안에 투영…“북한에 환상 안가지는 세대”
“대북지원, 더이상 우호적 사안 아냐…여론수렴 노력 미진해”


북측 예술단이 지난 2월 방남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북측 예술단이 지난 2월 방남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올 한해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된 이면에선 ‘남남갈등’의 불씨가 피어올랐다.

북한 분야 한 전문가는 “국내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이 남북관계에도 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의 주요한 사회적 현상으로는 ‘갑질’과 ‘무임승차’에 대한 분노가 꼽힌다. 연초부터 고위공무원, 기업인, 일반 시민들의 갑질 사건도 여론을 폭발시켰고, 특정 계층이 아무런 수고 없이 특혜를 누린다는 ‘무임승차’논란은 젊은 남성층이 분노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가장 최근에는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항갑질’ 사건과 ‘양심적병역거부’를 둘러싸고 갑질·무임승차를 좌시할 수 없다는 국민적 분노가 재확인했다.

이 전문가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선수단 공동입장,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당시 북측이 무임승차를 했다는 불만 여론이 촉발됐다”며 “국내 사회적 현상이 남북현안에 적용된 한 사례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북한에 대한 적은 정보가 갈등을 낳는 원인이 됐었다”며 “이제는 북한에 대한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을 개인이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가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갑질’에 대한 분노도 남북관계를 겨냥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지난 남북화해 과정에서 북측은 수차례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방북한 우리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정부는 이들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항의 없이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려는 태도를 보였고, 이에 각계에서는 정부의 일관된 저자세 외교가 갑질을 자초했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정부와 국민간의 세대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남북 화해분위기를 적극 활용해 국정운영 점수를 올리려 하지만 북한에 대한 환상이 없는 현 세대에게는 효용이 없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북한의 무임승차·갑질에 대한 분노는 좌우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불공정과 불합리의 문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던 2030 상당수가 불만을 표출한 이유는 사회 정의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아산정책연구원은 '2019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남북 교류·협력 및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에 남남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이는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원은 “국내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은 더이상 우호적인 사안이 아니다”며 “남남갈등은 심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여론수렴 노력은 여전히 미진하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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