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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합의' 박용택…이승엽처럼 해피엔딩?


입력 2018.12.26 14:52 수정 2018.12.26 14:53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2년 후 은퇴' 예고한 박용택

LG에서 해피엔딩의 조건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계약 기간 2년을 먼저 제시한 박용택. ⓒ LG 트윈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계약 기간 2년을 먼저 제시한 박용택. ⓒ LG 트윈스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2384안타) 기록보유자 박용택이 LG 트윈스와 FA 계약 기간 2년에 합의하고 금액을 조율 중이다.

지난 3일 차명석 LG 단장은 "박용택이 먼저 2년을 제의했다. 고마운 부분이다"라며 계약 기간 합의가 순조로웠음을 밝혔다. 총액 보다는 계약 기간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무색케 했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박용택이지만 옵션, 즉 성적에 따른 보너스도 없는 것으로 합의했다. 선수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더불어 현장의 원활한 선수단 운영을 배려한 결정으로 이 역시 박용택이 먼저 제안했다. 계약 기간 합의로 숨통이 트인 LG와 박용택의 FA 협상은 내년 1월 이후 최종 금액을 협의할 예정이다.

'LG의 심장'이라 불리며 은퇴 후 영구결번이 확정적인 박용택은 2002년 데뷔 후 17년 간 LG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꾸준히 팀 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그 결과 올 시즌 KBO리그 역사에 획을 긋는 기록들을 쏟아내며 '기록택'이란 새 별명도 얻었다.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올 시즌 박용택은 타율 0.303 OPS 0.828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1.1을 기록했다. 159안타와 244루타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150안타와 200루타, 10년 연속 3할 타율을 모두 달성했고, 지난 6월 23일 잠실 롯데전에선 통산 최다안타(이전 양준혁, 2318안타) 신기록을 세우며 KBO사에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불명예 기록도 있다. 올 시즌 병살타는 21개로 후배 유강남과 함께 리그 최다 공동 1위다. 시즌 타율보다 낮은 득점권 타율(0.285)은 2013년(타율 0.328, 득점권 타율 0.322)이후 5년 만에 처음이었다. 타석 당 삼진 비율 역시 지난해 18.4%로 급등하며 대부분의 기록이 최근 7시즌 중 가장 부진했다.

만 40세 시즌을 앞두고 있는 박용택이기에 부진했던 세부지표들이 예사롭지 않다. 10년 연속 3할 타율 달성도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극적인 몰아치기(타율 0.373)로 겨우 달성했다. 선수 자신이 2년 계약을 제안한 것도 에이징 커브에 따른 노쇠화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타율 - 득점권 타율 변화(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타율 - 득점권 타율 변화(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그간 LG 타선 내에서 박용택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꾸준했던 타자 중 하나이기도 했지만 지지부진한 LG의 리빌딩이 결정적이었다. 79년생인 박용택이 지금까지 중심타선에서 활약한 건 그를 능가할 타자가 팀 내에 없었기 때문이다.

LG는 오랫동안 리빌딩에 공을 들였지만 성과는 미비했다. 다행히 올 시즌 채은성, 이형종, 양석환, 이천웅 등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까진 기복이 심했다. 논란 끝에 병역 문제가 해결된 오지환은 올 시즌 리그 최다 삼진과 실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양석환은 상무 입대가 확정돼 향후 2년 동안 볼 수 없다. 김현수의 영입으로 타선의 짜임새가 한결 나아졌음에도 박용택의 존재는 여전히 필요하다.

LG에서 선수 생활 마무리를 원하는 박용택은 앞선 두 번의 FA 협상을 통해 알 수 있듯 무리한 액수를 요구하진 않을 전망이다. 그간 끈끈한 모습을 보여온 LG와 박용택이기에 합의점에 도달하는 그림은 수월하게 그릴 수 있다.

남은 관건은 불혹에 접어든 박용택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만 40세 시즌에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레전드 타자들도 다음 해 급격한 부진으로 은퇴 수순을 밟게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박용택 이전에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였던 양준혁은 만 40세 시즌이던 2009년 82경기 타율 0.329 11홈런 OPS 0.990 WAR 2.3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만 41세가 된 이듬해 6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9 OPS 0.674로 부진하며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NC 이호준과 SK 박경완도 만 41세 시즌에 출장 횟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결국 은퇴를 택해야 했다. LG 선배인 이병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은퇴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한 선수는 지난 2017년 타율 0.280 24홈런 87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이 유일하다.

막바지 시즌 연봉도 제각각이었다. 양준혁과 이호준, 박경완의 만 40세 시즌 연봉은 각각 4억 5천, 7억 5천, 3억 원이었다. 은퇴를 예고한 마지막 시즌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친 이승엽의 연봉은 10억 원으로 역시 네 선수 중 가장 많았다. (이승엽 마지막 FA 2년(16~17) 총액 36억원)

박용택이 이승엽처럼 화려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지 아니면 다른 선수들처럼 노쇠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택하게 될지는 결국 본인의 기량 유지에 달려있다. 2년 총액 20억 원 대 계약이 예상되는 박용택이 마지막 시즌 이승엽처럼 1년만 더 뛰어달라는 팬들의 성원을 받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김호연,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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