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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일본 비해 임금 연공성 높아...구조 개선해야"


입력 2018.12.25 11:00 수정 2018.12.25 11:23        이홍석 기자

1년 미만 대비 30년이상 근속자 임금배율 3.11배...일본 2.37배

5년 이상 근속자부터 월 임금 362만원으로 일본 343만원을 추월

2017년 한일 근속연수 1년 미만 대비 임금배율 격차.ⓒ한국경제연구원 2017년 한일 근속연수 1년 미만 대비 임금배율 격차.ⓒ한국경제연구원
1년 미만 대비 30년이상 근속자 임금배율 3.11배...일본 2.37배
5년 이상 근속자부터 월 임금 362만원으로 일본 343만원을 추월


국내 근로자의 근속별 임금격차를 나타내는 연공성이 일본에 비해 높아 임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 평균임금을 시장환율로 환산할 경우 5년 이상 근속자부터 한국의 임금이 일본을 추월했고 물가수준을 반영할 경우 모든 근속구간에서 한국의 임금이 일본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지난해 기준 국내 30년 이상 근속자 임금은 1년 미만 근속자 임금의 3.11배로 일본 2.37배 보다 높아 한국이 일본에 비해 임금 연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임금구조기본통계’ 원시자료와 일본 후생노동성의 ‘임금구조기본통계’를 바탕으로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직 대상 '한·일 근속연수별 임금격차 비교'를 실시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는 상용직 10인 이상 사업장(일본은 10인 이상 기업) 소속 상용근로자를 비교 기준으로 삼았고 농림어업 업종과 단시간근로자들은 제외했다. 또 일본이 근속별 초과급여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월임금 산정시 양국 모두 ‘정액급여+연간특별상여/12’로 분석해 임금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근로자가 입사 초반 임금의 2배를 받으려면 일본에서는 20년 이상 근속해야 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10년 이상만 근속하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월평균임금을 시장환율로 환산할 경우, 근속연수가 5년 이상인 시점부터 한국이 362만원으로 일본 343만원을 추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이상 근속자의 경우 한국은 684만원, 일본은 563만원을 받아 임금격차가 121만원에 달했다.

각국 물가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평가지수(PPP) 환율을 적용하면 한국의 월 임금이 모든 근속구간에서 일본보다 높았다. 한·일 임금격차는 1년 미만 근속자는 144달러, 30년 이상 근속자는 2191달러였다. 

지난 2000년 이후 일본의 임금은 연공성이 꾸준히 완화되는 추세다. 일본의 근속연수 1년 미만 대비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배율은 지난 2001년 2.81배를 시작으로 2007년 2.57배, 2017년 2.37배로 낮아졌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 1990년대 이후 경기침체 장기화, 1998년 정년 60세 의무화, 2000년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기업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임금의 연공성을 낮춰야 했다. 또 연령·근속급을 축소 또는 폐지하고 직무·성과형 임금체계로 개편했고 임금 인상을 자제했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도 임금 연공성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근속연수 1년 미만 대비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배율은 지난 2007년 3.48배에서 2017년 3.11배로 하락했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2~3%대 저성장 지속, 정년 60세 의무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에 연공성이 높은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했다.

기업들은 호봉 중심의 임금체계를 능력·성과 중심으로 개편했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호봉급 도입 사업장 비율은 지난 2010년 76.2%에서 2017년 60.3%로 줄었다. 임금피크제 도입 사업장 비율은 2009년 9.2%에서 2018년 40.4%로 늘었다.

일본은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이 25년~29년 근속자보다 낮은 ‘임금꺾임’ 현상이 발견된다. 근속연수 1년 미만 대비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배율은 지난 2012년 2.55배로 25년~29년 근속자(2.59배)보다 낮았다.

2017년에는 임금배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는데 2012년과 마찬가지로 30년 이상 근속자에서 임금꺾임이 나타났다. 고령인력의 임금과 생산성 괴리를 줄이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임금꺾임이 총근로자의 근속별 임금배율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지난 2017년 300인 이상 사업장과 코크스·석유정제업, 전자부품·통신장비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서 관찰됐다.

또 장기근속자 비율이 높은 업종은 공공·금융부문과 장치산업형 전통제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이상 근속자 비율이 5분의 1을 넘는 업종은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35.4%), 담배제조업(36.1%), 금융·보험업(24.0%), 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 제조업(21.9%), 1차금속 제조업(21.3%),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22.6%) 등이었다.

6개 업종 장기근속자의 월평균임금(정액+특별급)은 700만원, 초과급여를 포함하면 753만원으로 고임금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 제외 전산업 대상으로 20년 이상 근속자의 월평균임금은 639만원, 초과급여 포함시 682만원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국내는 호봉급이 있는 사업장이 60.3%로 근속연수가 오를수록 임금과 생산성의 괴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를 생산성과 직무·성과에 연계하도록 신속하게 개편하고 고임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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