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연체 대출 4조 육박' 은행 건전성 관리 시험대


입력 2018.12.24 06:00 수정 2018.12.24 10:24        부광우 기자

5대 은행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3.6조…올해 들어 7.0%↑

농협은행 9550억 가장 많아…높은 기업대출 연체율 '발목'

5대 은행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3.6조…올해 들어 7.0%↑
농협은행 9550억 가장 많아…높은 기업대출 연체율 '발목'


국내 5대 은행별 1개월 이상 연체대출 보유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5대 은행별 1개월 이상 연체대출 보유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5대 은행이 내준 대출 가운데 한 달 넘도록 상환이 밀리고 있는 금액만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체 대출이 가장 많았던 NH농협은행의 경우 그 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특히 한 해 이상 장기 연체된 대출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남달리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불황에 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염려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적극적인 여신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들이 내준 대출 가운데 한 달 이상 연체된 금액은 총 3조5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조3523억원)과 비교하면 7.0%(2332억원) 증가한 액수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연체 대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 3분기 농협은행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규모는 92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9550억원)보다는 2.7%(261억원) 줄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조사 대상 은행들에 비하면 최대 3000억원에서 최소 1500억원 이상 큰 액수다.

농협은행 다음으로 한 달 이상 연체된 대출이 많았던 곳은 우리은행으로 7643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6682억원과 639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5847억원으로 시중은행들 중 유일하게 5000억원 대에 머물렀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장기 연체된 대출도 다른 은행들에 비해 유독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 넘게 연체된 대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최근 한 해가 넘도록 상환되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농협은행의 대출 가운데 1년 넘게 상환이 연체된 금액은 3363억원으로,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가운데 36.2%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의 1년 이상 연체 대출이 1489억원으로 많았지만 농협은행과 비교하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1개월 넘게 연체된 대출에서 점유하는 비중도 23.3% 정도로, 농협은행보다 12.9%포인트 낮았다. 이밖에 시중은행들에서 1년 넘게 연체된 대출은 ▲우리은행 1461억원(1개월 이상 연체 대출 대비 19.1%) ▲국민은행 762억원(11.4%) ▲신한은행 463억원(7.9%) 순이었다.

농협은행에서 이처럼 많은 대출 연체가 발생하고 있는 주요인은 기업대출이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71%로 4대 은행 평균(0.35%)의 두 배가 넘었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19%로 4개 시중은행 평균(0.25%)보다 오히려 낮았다.

이를 두고 더욱 우려가 커지는 것은 중소기업과 제조업을 진앙으로 한 부실 우려가 가시화하면서 은행들의 기업대출에도 악영향이 예상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채권은행들의 정기 신용위험평가에서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은 180개사로 1년 전(174개사)보다 6개사 늘었다. 특히 최하 등급인 D등급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113개사에서 132개사로 19개사나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부진이 심각했다. 금속가공이 22개사, 기계가 20개사를 기록하며 제조업에 속하는 업종이 나란히 부실징후기업 수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한 해 동안 철강은 8개사에서 13개사로, 조선은 5개사에서 10개사로 각각 5개사씩 부실징후기업이 늘면서 제조업을 둘러싼 걱정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대출 연체 수준이 당장 문제될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이 악화되고 있는 면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경기를 둘러싼 전망이 대체로 어두운 만큼 은행들도 선제적인 여신 건전성 관리에 나설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