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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재계약 시기상조” 베트남 과욕?


입력 2018.12.21 09:29 수정 2018.12.21 09:2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재계약 여부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일축

아시안컵, 올림픽 예선 등 험난한 일정

베트남 축구협회는 박항서 감독 재계약에 대해 선을 그었다. ⓒ 게티이미지 베트남 축구협회는 박항서 감독 재계약에 대해 선을 그었다. ⓒ 게티이미지

베트남에 축구 열풍을 몰고 온 박항서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또 다른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올해 초 열린 ‘2018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사상 결승 무대에 올려놓으며 바람을 일으켰고 아시안게임 4위, 그리고 이번 스즈키컵 우승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자연스레 이른 재계약이 거론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한 박 감독은 2020년 초까지 감독직을 보장받았고 월급은 타 국가 사령탑들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2만 2000달러(약 2500만원) 수준이다.

재계약 성사 여부는 베트남 현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4h닷컴을 비롯한 베트남 언론들은 일제히 박항서 감독을 붙들기 위해 재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의 당사자인 베트남 축구협회의 입장은 달랐다. 베트남 축구협회 측 관계자는 최근 “재계약 여부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준비할 시간이 1년 이상 남았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2019년 열리는 2개의 중요 대회 성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베트남은 내년 1월 UAE서 개최되는 2019 AFC 아시안컵과 3월 잇따라 열리는 올림픽 축구 아시아 지역 예선에 참가한다. 두 대회 모두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문제는 베트남 축구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스즈키컵에 준하는 성과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베트남은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전에 비해 수월하게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다만 D조에 편성돼 아시아 최강 이란을 비롯해 이라크, 예멘과 조별리그를 치러야 한다. 전력상 이란과 이라크가 1~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베트남은 3위로 와일드카드를 따내 16강에 오르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베트남이 앞으로 마주할 대회들은 스즈키컵과 차원이 다르다. ⓒ 게티이미지 베트남이 앞으로 마주할 대회들은 스즈키컵과 차원이 다르다. ⓒ 게티이미지

올림픽도 험난하기는 마찬가지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예선을 겸해 열리는 1차 예선서 K조에 속한 베트남은 태국, 인도네시아, 브루나이와 홈&어웨이 일정에 돌입한다. 각조 1위팀만 최종예선에 나갈 수 있고, 11개조 2위팀 중 4개팀이 추가로 합류할 수 있다.

예선을 통과하더라도 더욱 험난한 본선이 기다린다. AFC U-23 챔피언십은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올림픽 예선도 겸한다. 아시아에 배분된 티켓은 단 4장. 다만 일본이 개최국이라 AFC U-23 챔피언십에서 3위 이내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다. 결국 지난 대회 준우승과 같은 기적을 다시 한 번 연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성과에 도취된 베트남이 과욕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물론 계약기간이 아직 1년이나 남아 서두르지 않겠다는 베트남 축구협회의 입장도 십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앞으로 박항서호가 마주할 대회들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무대들이다. 조기 탈락 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태도가 돌변할 여지는 충분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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