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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 지지율 왜 폭락?…국방부 보면 답 나온다


입력 2018.12.18 02:00 수정 2018.12.18 06:05        이배운 기자

여군확대·대체복무 논란에 역차별 불만 '부글부글'…국방부는 ‘태평모드’

20대 청년 “군에 대한 신뢰 안가…복무기간 손해 메우는 혜택 없어”

여군확대·대체복무 논란에 역차별 불만 '부글부글'…국방부는 ‘태평모드’
20대 청년 “군에 대한 신뢰 안가…복무기간 손해 메우는 혜택 없어”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행렬 이탈현상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올 한해 국방부의 정책기조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20대 남성 지지율 폭락은 사실상 예정된 것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대 남성은 현역 복무경험을 바탕으로 국방·병무분야 정책에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계층이다.

최근 시행된 국방정책들은 현역복무자들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불만을 가중시켰고, 이는 경제난·취업난과 맞물려 20대 남성들이 정부로부터 소외됐다는 여론을 형성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들 불만여론 진정에 나서지 않고 대체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방부는 국방개혁의 핵심 사업으로 ‘여군 간부’ 비율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5.5%인 여군 비율을 2022년까지 8.8%로 늘리고 이를 위해 여군 초임 간부 선발 인원을 작년 1100명에서 2022년까지 2250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군 비율 확대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20대 남성들은‘여성징병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여성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군 간부가 되는 것은 치우친 혜택이며, 현 정부의 양성평등 기조에 발맞춰 여성도 징병을 통해 동등한 의무를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20대 청년 “군에 대한 신뢰 안가…복무기간 손해 메우는 혜택 없어” 20대 청년 “군에 대한 신뢰 안가…복무기간 손해 메우는 혜택 없어”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성징병제를 주장하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이 12만명을 넘어섰다는 보고에 대해 “재미있는 이슈 같다”고만 언급하고 이후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있다.

또 지난해 11월 우리 군이 여군 병사 모집제도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방부는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국방부는 여군 병사모집 제도를 검토한 바 없으며,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양심적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도 불만을 확산 시켰다. 각계에서는 대체복무제도로 DMZ내 지뢰제거 및 현역복무대비 2배 이상 근무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국방부는 이들 주장을 ‘징벌적’이라고 규정하며 대체복무제 강도 완화에 무게를 뒀다.

아울러 ‘양심’이라는 단어가 국민들의 국어 상식에 어긋나고 병역거부 행위를 긍정적으로 포장 한다는 비판에도 “헌법상의 표현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사실상 수정 불가 방침을 내세웠다.

‘군복무 가산점제’ 논의도 현 정부 들어서 자취를 감췄다. 20대 청년 10명중 4명 가량이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거나 응시 의향이 있는 상황에서 군복무 가산점제에 큰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4차 토론회에서 ‘5.18유공자 가산점’은 인정하지만 군가산점은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방부는 지난 8월 ‘군 복무 학점 인정제’ 추진을 발표하면서도 여성계의 반발을 우려한 듯 “과거 군 복무 가산점 논쟁과 다르다”고 강조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했다.

예비군 훈련 자료사진  ⓒ데일리안 예비군 훈련 자료사진 ⓒ데일리안

예비군 훈련 강화 기조도 20대 남성들의 불만 요인이다. 국방부는 올해 예비군 훈련기강 엄정 확립 및 실전적인 훈련을 통한 예비군 전투력 강화를 주요한 목표로 내새운 바 있다.

그러나 예비군 훈련 참석에 따른 학업·생업 피해, 1만6000원에 불과한 동원훈련 보상비, 휴대폰 사용 엄격 불가에 따른 생업 지장, 미세먼지 예보에도 훈련을 강행하는 등 예비군 처우에 대한 불만이 잇따라 제기됐고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각 부대별 지휘관이 메뉴얼에 따라 대응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군 관계자들은 군복무가 일종의 ‘징벌’로 인식되고 기피되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장병복지 개선 및 사기진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대 청년들은 현역 장병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전역 후에도 군 복무에 대한 혜택을 체감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0대 후반 한 남성은 “최근 군 사망자·부상자 뉴스를 보면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이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병역을 면제받는 것이 최고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백날 병역복지를 개선한다고 해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20대 후반 취업준비생은 “고시생들은 1년 조차도 굉장히 아까운 게 현실이다”며 “군 복무자에 대한 나름의 혜택이 있다고는 하지만 복무기간에 따른 손해를 메울 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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