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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정보위원장 갖고 복당…정치현실과 국회법 '괴리'


입력 2018.12.17 11:52 수정 2018.12.18 14:13        정도원 기자

손학규 "이불까지 들고 가는 법 없다" 반발에도

이학재 "선례 有…정보위원장 유지, 문제 없어"

형식상으로는 본회의서 선출해 당적 이동 가능

손학규 "이불까지 들고 가는 법 없다" 반발에도
이학재 "선례 有…정보위원장 유지, 문제 없어"
형식상으로는 본회의서 선출해 당적 이동 가능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의원총회에서 주승용 국회부의장, 이찬열 교육위원장과 함께 정보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손을 들어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의원총회에서 주승용 국회부의장, 이찬열 교육위원장과 함께 정보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손을 들어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의 탈·복당으로 상임위원장의 당적 이동에 따른 문제가 불거질 조짐이다.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한다.

이 의원은 복당 결심을 굳힌지 꽤 오래 됐으나,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전에 복당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빚을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게다가 원내대표 경선을 전후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 농성이 시작되면서, 정치도의상 탈당할래야 탈당할 수가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하지만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지난 15일 이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서갑을 포함한 79개 지역구에 대한 당협위원장 공모를 시작함에 따라, 더 이상 복당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의원의 복당 과정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이 한국당으로 함께 넘어가게 됐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도 의원들이 위원장직을 그대로 가지고 창당했다"며 "선례가 있기 때문에 (정보위원장 유지에) 무슨 문제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17일 취재진과 만나 "절이 싫으면 떠나는 것"이라면서도 "이불(정보위원장)까지 들고 가는 법은 없다"고 반발했다.

이학재 의원의 설명이 사실과 다른 것은 아니다. 김영우·권성동 의원은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 각각 국방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지고 이동했다.

가까운 사례로는 유성엽·장병완 의원이 국민의당을 탈당해 민주평화당을 창당할 때에도 각각 교문위원장과 산자위원장을 가지고 평화당으로 들어갔다. 멀리 보면 국민의당 창당을 앞두고서도 박주선·김동철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몫이었던 교문위원장과 국토위원장을 가지고 탈당한 바 있다.

이처럼 당적을 옮길 때 정당 몫으로 배분됐던 상임위원장을 가지고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정치현실과 국회법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정치현실에서 상임위원장이 결정되는 과정은 우선 각 정당 원내대표들이 모여 18개 상임위(예결특위 포함)를 배분한 뒤, 배분받은 각 정당 내에서 합의나 경선 등을 거쳐 상임위원장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20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될 때에도 각 정당 원내대표 간의 지난한 원구성 협상 과정을 거쳐 민주당 8개(운영·정무·기재·과방·국방·행안·문광·여가), 한국당 7개(법사·외통·산자·복지·환노·국토·예결), 바른미래당 2개(교육·정보), 평화당 1개(농해수)로 분배됐다.

이후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배분받아온 정보위원장을 놓고 이학재 의원과 이혜훈 의원이 경선을 해서 이학재 의원이 선출됐다. 정치현실로는 이 순간 이학재 의원이 정보위원장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국회법 제41조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임시 의장 선거의 예에 준해 본회의에서 선거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마치 상임위원장을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선출하는 것처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상임위원장을 그만둘 때는 본회의의 동의까지 필요하도록 해서 그 지위를 보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구성 협상과 각 정당 내부 합의·경선이 끝난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일제히 선거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데, 이미 당선자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형식상으로는 엄연히 본회의에서 선출된 자리이기 때문에, 당을 옮길 때 상임위원장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해서 어떻게 할 방법도 없다.

따라서 이학재 의원의 탈·복당으로 국회 상임위 보유 수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 8개로 동수가 되고, 바른미래당은 교육위 하나만 보유하게 돼 평화당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임위원장이 정치현실에서는 각 정당 몫으로 분배되는 자리지만, 국회법에서는 본회의에서 선출되는 자리처럼 돼 있기 때문에 손학규 대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학재 의원이 정보위원장을 내놓아야 할 이유가 적어도 법률적으로는 전혀 없다"며 "정치현실과 국회법 사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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