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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흥분시킨 박항서 감독 “한국도 사랑해달라”


입력 2018.12.16 07:36 수정 2018.12.16 08:39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베트남 축구 숙원 스즈키컵 우승...열광하는 베트남 국민들 태극기 둘러

1년 만에 기적 이루고 우승 기자회견에서 ‘고국’ 한국도 언급

베트남 총리까지 엄지 치켜들게 한 박항서 감독 매직. ⓒ 연합뉴스 베트남 총리까지 엄지 치켜들게 한 박항서 감독 매직. ⓒ 연합뉴스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가 10년 만에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마이딘 스타디움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 승리했다. 베트남은 이날 경기 시작 6분 만에 터진 응우옌아인득의 선제골을 지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2골을 넣고 무승부를 기록했던 베트남은 최종전적 1승1무로 정상에 등극했다. 2008년 우승 이후 10년 만의 우승이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우승의 감격을 표현한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과 코치진과 얼싸안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베트남 국기를 두른 선수들 사이에서 태극기도 눈에 띄었다. 4만 여 관중들 사이 곳곳에서도 태극기가 펄럭였다. 박항서 감독 매직에 환호하고 있는 베트남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귀빈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푹 총리는 시상자로 나서 박항서 감독에게 메달을 건넨 뒤 껴안았다. 이어 엄지를 치켜들며 박항서 감독 매직을 높이 평가했고, 관중들은 환호했다.

베트남 주요 도시는 축제 분위기였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올랐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다. 박항서 감독의 그때의 히딩크 감독과 같았다. 거리의 시민들은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태극기를 휘둘렀다.

열광할 수밖에 없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1년 만에 일군 성과는 현지에서도 기적으로 평가한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 이어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기념비적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사령탑을 맡아 약 1년 만인 지난달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100위 이내(베트남 100위)로 올려놓으며 약속을 지켰다. 베트남이 100위권에 진입한 것은 7년 만이다.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서 박항서 감독의 존재는 2002 한일월드컵 때의 히딩크와 같다. ⓒ 연합뉴스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서 박항서 감독의 존재는 2002 한일월드컵 때의 히딩크와 같다. ⓒ 연합뉴스

기쁨에 취한 선수들의 물폭탄 세례를 받은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 우승 기자회견에서 “매우 기쁘다. 2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베트남 국민들에게 우승컵을 주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베트남 국민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처럼 한국도 사랑해주면 좋겠다”며 고국도 잊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으로 인한 베트남 축구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도 뜨거웠다. 주말드라마를 제치고 SBS TV를 통해 생중계된 베트남-말레이시아전은 실시간 시청률이 16%를 돌파했다.

한국에서는 베트남 감독 부임 전까지 감독으로서 크게 주목받았던 인물은 아니다.

2000년 11월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가 된 박항서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신화를 도왔다. 이후 포항 스틸러스,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 등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베트남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축구인생을 활짝 연 셈이다. “지도자로서 최고의 날이었다”는 소감을 전한 박항서 감독은 2019년 AFC 아시안컵에서도 새로운 기적에 도전한다. 동남아 점령에 이어 아시아 최고의 무대에서도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베트남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이란, 이라크, 예멘과 D조에 편성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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