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지자들의 민주당 이탈 시작됐나
민주당 지지율 현 정부 출범 후 최저 기록
당의 이재명 거취 결정 반발…내분 심화 방증
민주당 지지율 현 정부 출범 후 최저 기록
당의 이재명 거취 결정 반발…내분 심화 방증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 이른바 ‘문파(文派)’의 이탈이 시작된 것일까. 민주당의 견고했던 지지율 성벽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현 정부 출범 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데에는 내분으로까지 번진 이재명 경기지사 거취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해 14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6%로 전주 대비 4%p 하락했다. 반면 자유한국당(19%)과 무당층(27%)의 지지율은 각각 2%p, 1%p 올랐다.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전주(6%)와 동일하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40% 밑으로 하락한 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이재명 리스크’가 가장 많이 언급된다. 이 지사를 둘러싼 당내 내분은 민주당이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겪은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민주당에서도 이 지사 논란을 원인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3일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락 이유로) 가장 큰 건 민생경제가 어렵다는 것 같고, 최근 일련의 논란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그간 이 지사 거취 문제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상황에서 ‘논란’이란 표현으로 이 지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 바 있다.
그러던 중 이 지사가 직권 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되고, 당의 거취 결정 논란까지 빚어지면서 이 지사 지지층과 문 대통령 지지층의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문 대통령 지지층으로 해석되는 이들은 곧바로 청와대에 이 대표와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을 올렸다. 청원에 동의한 이들은 “당 지도부가 100만 당원과 국민의 생각과는 어긋나는 행보를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문 대통령의 팬 카페인 ‘문팬’에서도 민주당이 이 지사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후 분노의 글들이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문파’가 주축이 된 ‘이재명 출당·탈당을 촉구하는 더민주 당원연합’은 민주당사 앞에서 이 지사 출당 및 제명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게 당 지지층 내의 분열과 갈등 양상을 해소하자는 차원으로 해석되면서, 이에 대한 실망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 포인트가 미미하지만, 한국갤럽에서도 이 지사 거취 처리에 대한 당의 태도가 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지지율 하락 포인트인 4% 중 2~3% 정도는 문 대통령 지지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 지사 거취 논란이 확산되고, 이게 친문과 갈등설 내지는 여권 내 권력투쟁 시각으로도 해석되면서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지층 연령 이탈층이 50대 비중이 높은 만큼, 지지율 하락 원인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생 정책에 대한 거품이 걷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취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4%p 하락한 45%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3%p 상승한 44%로 긍정평가와 불과 1%p차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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