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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했던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 실제 착공까지는 '험로'


입력 2018.12.14 11:55 수정 2018.12.14 11:57        박진여 기자

남북, 26일 개성 판문역서 착공식 행사개최 합의

기술적 문제 남아…대북제재 속 사실상 '착수식'

"비핵화 前 남북경제협력 어려워" 북미협상 관건

남북공동 현지철도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철도 통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공동 현지철도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철도 통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26일 개성 판문역서 착공식 행사개최 합의
기술적 문제 남아…대북제재 속 사실상 '착수식'
"비핵화 前 남북경제협력 어려워" 북미협상 관건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오는 26일 북측 지역의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다. 그동안 실현 가능성이 우려됐던 남북 철도·도로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뗐지만, 수십조 원에 달하는 비용 문제와 당면한 대북제재가 향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남북이 이달 말 착공식 일자를 확정지으면서 연내 개최가 현실화됐다. 북미 교착 국면 속 남북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그 절박함은 더 컸다. 남북 철도 공동 조사단은 이달 초 경의선 북측구간 조사를 마치고, 현재는 동해선 북측구간 공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착공식 날짜가 마지막 주로 잡힌 건 행사 개최 관련 대북제재 예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비핵화와 대북 제재, 남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가 오는 20일 전후로 예상되면서 착공식 규모, 참석자 명단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착공식에 남북 각각 100명의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며, 남북 정상이 참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행사 의미를 살리기 위해 착공식을 성대히 치르자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참석자는 최대한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 정국 속 사실상 '착수식'…북미 협상 관건

철도와 도로 분야는 남북 간 대표적인 경협분야로 손꼽힌다. 철도가 연결되면 향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경협을 위한 인프라이자 향후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도 가능하게 된다.

다만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엔 안보리 결의(2397호)에 따르면 철도·궤도용 기관차, 신호 설비, 차량 등 품목의 대북 반출이 금지된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착공식 행사는 이달 말 합의를 이뤘지만 대북제재 정국 속 실제 공사로 바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동해선 도로 공동조사 등 추가 협의가 남아있기도 하고 당장 공사를 시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착공식은 사실상 '착수식'의 의미가 크다.

현재로서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기 전 물자 반입 등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미국 독자제재에 저촉되는 내용이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단계다.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는 유엔사와 미 정부 협의 하에 남북이 진행해 나갈 수 있지만, 남측의 철근과 정유제품, 중장비 등 실제 공사에 필요한 자재 및 물품 등이 투입되면 대북제재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이에 착공식 행사 후 실제 공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려야 가능한 일이다.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사업에는 수십조 원으로 추산되는 비용 조달이 필요하다. 정부는 착공식에 후 실제 공사 착수에 있어서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이에 따른 제재 완화 조치가 있을 때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남북협력은 북한 핵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 정부도 남북 교류와 경제 발전을 위해 핵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현지조사, 정보공유 등을 우선 추진하고 북측과 함께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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