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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대선 테마주’ 들썩···추격매수 적색 경보


입력 2018.12.14 06:00 수정 2018.12.14 09:19        백서원 기자

이낙연·황교안 등 차기 대선주자 부상에 테마주 ‘출렁’

전문가 “기업 가치 상관없는 테마 의존 투자 유의해야”

이낙연·황교안 등 차기 대선주자 부상에 테마주 ‘출렁’
전문가 “기업 가치 상관없는 테마 의존 투자 유의해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가 발표되면서 정치인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들이 반짝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묻지마식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게티이미지뱅크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가 발표되면서 정치인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들이 반짝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묻지마식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게티이미지뱅크

주식시장에 때 이른 대선바람이 불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는 3년이 넘게 남았지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가 발표되면서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들썩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기에 다름없는 테마주 접근은 큰 폭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남선알미늄은 전장대비 60원(1.89%) 떨어진 31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남선알미늄은 대표적인 '이낙연 테마주'로 꼽힌다. 남선알미늄과 계열관계인 SM그룹 삼환기업의 이계연 대표이사와 이낙연 국무총리가 친형제라는 점이 자극제가 됐다. 이낙연 총리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오르면서 단기투자 수익을 노리는 개미들이 몰렸다.

실제 지난 12일 남선알미늄 주가는 전일 대비 18.9%까지 치솟았다. 이날 하루에만 회사 발행주식 수(1억1017만주)에 육박하는 9900여만주가 거래됐다. 지난 10월 말 970원대였던 남선알미늄 주가는 최근 2개월간 급등해 한국거래소가 현저한 시황변동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남선알미늄은 답변 공시를 통해 “당사와 계열관계인 SM그룹 삼환기업의 이계연 대표이사와 이낙연 국무총리가 친형제인 것은 사실이나 과거 및 현재 이낙연 국무총리는 당사의 사업과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황교안 전 총리 관련 테마주도 부상했다. 황교안 전 총리 역시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차기 주자 선두로 지목됐다. 최대주주가 황 전 총리와 대학 동문인 한창제지의 주가는 10월 900원대에서 현재 2606원으로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한창제지는 대주주인 김승한 회장이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고교 동문 출신으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었다.

이 밖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테마주로 꼽히는 진양화학은 주가가 3300원 안팎에서 현재 5550원으로 오른 상황이다. 진양화학은 지난달 29일 오세훈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소식이 들리자 급등세를 탔다.

주류업체인 보해양조는 지난해 3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유시민 테마주로 분류됐다. 유 전 장관은 임명직 공직을 맡거나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일각에선 그의 정치 복귀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0월 초 800원대 수준이었던 보해양조 주가는 현재 1705원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본래적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다. 남선알미늄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6% 급감했고 당기순손익도 30억원 이익에서 2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한창제지는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30억원과 1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27%, 45% 감소했다. 진양화학은 3분기 영업손실이 3억5000만원, 당기순손실이 2억3000만원으로 적자 폭이 각각 30%, 62% 확대됐다.

관련 기업들은 각각 관련 인물과 무관하다거나 주가 급등 사유가 없다고 공시한 상태지만 막연한 기대감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요동쳤다. 대선 관련 정치인 테마주가 과열 흐름을 보이자 한국거래소도 대응에 나섰다. 거래소는 지난 13일 일부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이상 거래 모니터링 및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들은 초기에 반짝 상승세를 타다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추격매수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테마에 대한 기대감이 상실될 경우 언제든지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매수 시점이 이미 주가 상승 기류의 ‘끝물’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치 테마주에 의존하려는 개인투자자의 움직임이 더 빨라졌고 여기에 투기세력까지 편승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매번 경고에 나서고 있지만 ‘한탕 심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치인 테마종목의 불성실 공시 여부, 사전정보 유출 등을 엄격히 감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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