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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사 이어 조직개편도 '안정' 무게..."리스크 선제 대응"


입력 2018.12.13 10:51 수정 2018.12.13 12:41        이홍석·이호연 기자

6일 임원 승진 인사 이어 12일 조직개편·보직인사 단행

큰 변화 없이 조직 안정 기반 사업 강화에 최우선 역점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 본사.ⓒ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 본사.ⓒ연합뉴스
6일 임원 승진 인사 이어 12일 조직개편·보직인사 단행
큰 변화 없이 조직 안정 기반 사업 강화에 최우선 역점


삼성전자가 인사에 이어 조직개편에서도 안정에 무게를 뒀다. 전체적인 틀에는 변화가 없는 가운데 보직인사에서도 IT모바일(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을 김영기 사장에서 진경훈 부사장으로 교체한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이외에 사상 최대 실적에 크게 기여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부문이 경영지원실을 신설해 경영환경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소비자가전(CE)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조직도 그대로 유지됐다.

12일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까지 단행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연말 인사는 마무리됐다. 지난 6일 임원 승진 인사부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까지 올해 삼성전자의 연말 인사 초점은 줄곧 ‘안정’에 맞춰졌다.

네트워크 사업부 수장에 5G 전문가...시장 선점 강조

이번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에서 세 사업부문 중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곳은 스마트폰이 주력인 IM부문이다. 기존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을 고문 역할로 물러나게 하고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부사장을 신임 네트워크 사업부장에 앉힌 것이다. 전경훈 부사장은 5G 통신 장비 개발을 총괄해 온 인물로 5G 최고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전 부사장은 198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 학위를 받은 뒤, 포항공대 교수도 역임한 바 있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에 입사해 지난해 네트워크 사업부 네트워크 개발 팀장을 맡았다.

전 부사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통신 네트워크 분야를 진두지휘한다. 삼성전자는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 장비분야 시장에서 점유율 10%수준을 기록했으나 5G에서는 점유율 20%이상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5G 관련 기술 개발에는 220억달러(약 2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최근 고전을 하고 있는 무선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5G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 5G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앞서 사장단 승진 인사에서 IM부문 2인자인 노태문 무선사업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과 맞닿아 있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사업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서 실적 반등과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과제가 놓여 있는 상황에서 두 인사가 이를 해처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IM부문 무선사업부에서 마케팅팀장과 글로벌마케팅센터장(GMC)을 겸임했던 이영희 부사장은 이제 GMC만 맡게 됐다.

이 부사장은 유니레버와 로레알코리아 출신으로 삼성전자의 간판 여성 부사장으로 유명하다. 갤럭시 등 모바일제품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며 갤럭시 브랜드 안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 인사에 브랜드 관리 등 글로벌 마케팅 전략 구축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DS 경영지원실 신설...사업지원TF 확대 개편 없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혁혁한 공을 세운 DS부문은 경영지원실을 신설하고 산하에 기획·지원·법무·홍보 등 스탭 부서 조직을 배치했다. 실장에는 지원팀장을 맡아 온 강봉용 부사장이 선임됐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이에 맞춰 고객사와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과 교류 등 역할 강화를 꾀해야 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큰 변화가 없었던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사업지원TF도 현재의 틀을 그대로 유지했다. 임원 승진 인사에서 TF 소속인 김홍경·이승욱 전무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1사장-4부사장 체제가 됐지만 조직 확대 개편은 없었다.

사업지원TF는 지난해 초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로 컨트롤타워로 사라진 뒤 신설됐으며 과거 미전실(전략·인사·법무·경영진단·대관·커뮤니케이션) 기능 중 전략과 인사 기능만 맡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2개 사업부로 운영되던 조직을 중소형사업부와 대형사업부로 개편했다. 이미 중소형 OLED 중심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오고 있어 기존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LCD 비중을 더욱 줄이고 OLED 비중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조직개편이 상대적으로 작게 이뤄지면서 보직 인사 폭도 크지 않았다. 지난주 승진인사에서 김기남(DS·부회장)·김현석(CE)·고동진(IM·이상 사장) 부문장의 삼두체제가 유지된 가운데 네트워크사업부장을 제외한 주요 사업부장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IM에서는 고동진 사장이 부문장과 무선사업부장을, CE에서는 김현석 사장이 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각각 겸직하는 형태가 유지됐다.

DS에서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등이 모두 유임된 가운데 CE에서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이상 사장)도 계속 TV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이 밖에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사장)와 박종환 전장사업팀장(부사장)도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안정에 맞춘 인사·조직개편...내년 경기 불확실성 반영

이번에 철저히 안정에 맞춘 삼성전자의 인사와 조직개편은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재계의 의견이다. 내년도 경기 불확실성 리스크가 큰 만큼 이에 사전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달성이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전년대비 임원 승진 인사(221명→158명) 규모를 줄였고 사장단 승진 인사도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부회장)과 노태문 무선사업부장(부사장→사장) 등 2명에 불과했다. 조직개편과 보직인사 폭을 최소화한 것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주요 수장들을 교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권오현·윤부근·신종균 체제를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체제로 바꿨다.

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산하에 있던 파운드리 사업을 별도로 분리하고 CE와 IM부문에 각각 있던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키고 산하에 인공지능(AI)센터를 신설하는 등 신성장동력 마련에 힘썼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인사와 조직개편의 폭이 예상보다 작은 것은 지난해 주요 수장 교체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그만큼 내년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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