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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금융당국…오토론 급제동에 시중은행 '속앓이'


입력 2018.12.13 06:00 수정 2018.12.13 06:04        이나영 기자

금감원, 서울보증보험 비율 70~80%로 축소 방안 검토

5대 은행 잔액 5조원 돌파…“시장 확대 한계” 우려

금감원, 서울보증보험 비율 70~80%로 축소 방안 검토
5대 은행 잔액 5조원 돌파…“시장 확대 한계” 우려


금융당국이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대출(오토론) 시장 점검에 나서면서 시중은행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대출(오토론) 시장 점검에 나서면서 시중은행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대출(오토론) 시장 점검에 나서면서 시중은행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틈새시장 공략 차원에서 오토론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며 수익원 다각화를 꾀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서울보증보험 오토론 보증 심사와 비율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 확대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어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2월부터 25세 미만·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취약 차주에 대한 신용보증 비율을 현 100%에서 70~80%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 악화와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취약 차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은행들은 서울보증보험에서 대출금 전액에 대해 신용보증을 받아 오토론을 실행하고 있다. 대출자가 돈을 갚지 않더라도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대출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오토론 규모는 1년 새 100% 넘게 성장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실제로 이들 은행의 오토론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조5000억원에서 올 11월 말 5조1700억원으로 106.8% 증가했다.

오토론 전체 시장 점유율로는 아직 캐피털사가 85%로 압도적이고 카드사 10%, 은행 5% 정도이지만 시장잠식 속도만 놓고 보면 캐피털사와 카드사를 맹추격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보증비율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은행권 내에서는 오토론 대출 성장세도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이 부실 리스크를 일부 떠안아야하기 때문에 무작정 대출을 확대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오토론 대출을 확대하면 할수록 대손충당금을 그만큼 더 쌓아야 하고 손실에 대비해 대출 가산금리도 높여야 해 시장 확대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새 먹거리를 찾아 수익창출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당국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캐피털사나 카드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은행보다 고금리”라며 “같은 신용등급이면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낮아 경쟁력이 높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무분별하게 오토론 대출을 내줘 시장 규모가 커진 게 아니다”며 “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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