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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외인부대', 현대차 핵심요직 '점령'


입력 2018.12.12 11:07 수정 2018.12.12 11:09        박영국 기자

알버트 비어만 사장, 외국인 최초 연구개발본부장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가운데 큰 사진)과 그가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영입한 글로벌 전문가들. (작은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그룹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기아차 디자인최고책임자(부사장),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 담당 부사장,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중국디자인담당 상무, 마이크 지글러 현대차 상용 R&D전략실 이사, 마크 프레이뮬러 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 담당 이사,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전략본부장(부사장), 코넬리아 슈나이더 현대차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 ⓒ현대자동차그룹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가운데 큰 사진)과 그가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영입한 글로벌 전문가들. (작은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그룹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기아차 디자인최고책임자(부사장),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 담당 부사장,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중국디자인담당 상무, 마이크 지글러 현대차 상용 R&D전략실 이사, 마크 프레이뮬러 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 담당 이사,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전략본부장(부사장), 코넬리아 슈나이더 현대차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외인부대', 현대차 핵심요직 '점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그룹 인사를 주도하면서 그가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영입한 외국인 임원들이 그룹 수뇌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2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담당 양웅철 부회장 및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다.

BMW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 출신 비어만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2014년 말 현대차의 고성능차 브랜드 ‘N’ 출범에 앞서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경쟁사로부터 영입한 인물을 그룹의 핵심인 완성차 계열사들의 연구개발 부문을 이끄는 핵심 요직에 앉힌 것이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처음으로,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0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한 바 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푸조 및 폭스바겐그룹에서 대중차, 고급차, 슈퍼카 디자인을 모두 경험한 스타급 디자이너로, 2016년 현대디자인센터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현대차 및 제네시스 브랜드의 혁신적이면서도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에 큰 기여를 해 왔다.

쉬미에라 부사장은 BMW M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으로 올해 3월 현대자동차에 합류,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의 상품,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성능사업부장을 맡아왔다.

정 수석부회장이 영입한 이른바 ‘외인부대’들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핵심 요직에 속속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비어만 사장은 과거 부회장급이 담당했던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수석부회장의 외국인 인재 영입은 그가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첫 경영시험대에 오른 두 번째 해인 2006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던 피터 슈라이어를 폭스바겐으로부터 영입하면서 ‘디자인 기아’의 신화를 이뤄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현대차의 서브 브랜드 정도로 취급받았던 기아차는 정 부회장의 ‘디자인 혁신’ 전략과 이를 수행한 슈라이어 당시 부사장의 역량에 힘입어 단숨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9년 현대자동차로 이동하며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을 맡게 된 정 수석부회장은 몇 년 뒤 또다시 자신의 경영능력을 평가받을 상황에 처했다. 적절한 가격에 무난한 품질의 차를 내놓던 전형적인 ‘대중 브랜드’로 정체돼 있던 현대차를 프리미엄‧고성능 브랜드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혁신’의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던 시기에 정 수석 부회장은 역으로 이들을 벤치마킹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전략을 이행할 이들은 바로 ‘적진’에 속해 있던 인사들이었다.

이번에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게 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고성능차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인물로, 2014년 말 영입됐다. 비어만 사장은 그동안 현대차의 고성능차 브랜드 ‘N’을 이끌며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한 2015년 말. 정 수석 부회장은 폭스바겐그룹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과 최고급차 브랜드 벤틀리의 수석디자이너를 잇달아 영입했다. 현재 제네시스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부사장과 현대·기아차 최고 디자인책임자를 맡고 있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다.

이들은 제네시스 출범 초기 브랜드전략과 신차 디자인을 맡아 브랜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끌어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후로도 경쟁사의 거물급 ‘인재 사냥’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BMW 출신 파예즈 라만 상무를 영입해 제네시스 아키텍처 개발실장 자리에 앉혔고, 부가티 출신 알렉산더 셀리파노브 디렉터를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으로 영입했다. 벤틀리 출신 사이먼 로스비 상무에게는 중국디자인 담당을 맡겼다.

최근 들어서는 BMW의 고성능차 브랜드 ‘M’ 사업부 출신의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현대차 고성능 사업부장으로 영입했고, 지난 10월 상품전략본부장 자리에 앉혔다.

또한 상용차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다임러 트럭 출신의 마이크 지글러 이사(현대차 상용 R&D전략실)와 벤츠 출신의 마크 프레이뮬러 이사(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를 각각 영입했다. 미래기술전략실의 마틴 붸어레 이사도 외국계인 BMW코리아 출신이다.

올해 9월 영입한 코넬리아 슈나이더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까지 포함하면 정 수석부회장이 기아차 사장과 현대차 부회장 시절 영입한 외국인 임원은 총 12명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으로부터 영입한 자율주행 전문가 이진우 상무(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과 2016년 벤틀리에서 영입한 이상엽 상무(현대스타일링 담당) 등 해외 경쟁사 출신 한국인 글로벌 전문가까지 포함하면 총 14명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 내 ‘친정체제’를 구축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어떤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해 그룹의 역량을 업그레이드시킬지, 이들이 그룹 내에서 얼마나 입지를 확대해나갈지 관심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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