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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는 골든글러브 논란, 발원지는?


입력 2018.12.11 00:11 수정 2018.12.10 21: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외야수 부문 이정후 수상하며 논란 확산

그들만의 리그, 기준 없는 투표라는 비아냥

넥센 이정후(가운데)는 김현수, 로하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따냈다. ⓒ 연합뉴스 넥센 이정후(가운데)는 김현수, 로하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따냈다. ⓒ 연합뉴스

이번에도 어김없이 골든글러브 수상자 논란이 발생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지명타자 포함 총 10개 포지션의 수상자가 호명됐고 한 해 동안 리그를 대표한 선수들이 주인공이 됐다.

투수 부문은 두산 린드블럼의 차지였고 배터리로서 짝을 이루는 양의지가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두산은 이외에도 김재환(외야수)과 허경민(3루수)까지 수상하며 골든글러버를 최다 배출한 구단이 됐다.

넥센도 만만치 않았다. 1루수 박병호와 유격수 김하성, 그리고 외야수 이정후가 주인공이 되며 총 3명이 이름을 올렸다. 롯데에서는 지명타자 이대호, 외야수 전준우가, 그리고 KIA 안치홍이 2루수 부문으로 호명됐다.

가장 큰 논란이 발생한 포지션은 역시나 외야수다. 외야수 부문은 역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경쟁이 치열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거포 또는 교타자들이 즐비한데다 무려 3명이나 선정하기 때문이다.

먼저 두산 김재환의 경우 성적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가장 큰 흠결인 금지약물 복용 전과가 있다는 점에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지난 MVP 투표와 마찬가지로 기자단은 그에게 면죄부를 줬다. 다만 득표율은 예상보다 훨씬 낮은 47.6%였다.

턱걸이 수상을 한 넥센 이정후는 골든글러브 투표 인단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드러난 사례로 기억될 전망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109경기에 나와 타율 0.355 6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부문 3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 없다. 게다가 외야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부문에서 16위에 그친 이정후다.

오히려 다른 경쟁자들의 기록이 이정후를 훨씬 상회한다. LG 김현수는 타격왕이었고, kt 로하스는 중견수 최초의 4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롯데 손아섭과 KIA 최형우도 수상자로 호명되기 충분한 경쟁력을 보인 이들이다.

외야수 부문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외야수 부문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KBO의 골든글러브는 ‘인기’가 반영된다는 점이다. KBO 리그 규정-표정 규정 제13조 KBO 골든글러브상을 살펴보면 각 연도의 수비, 공격, 인기도를 종합한 BEST10을 투표인단이 선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인기도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객관화할 수 있는 수치는 없다. 그나마 올스타전 팬투표가 간접적으로 비교할 만하다.

올 시즌 올스타전 외야수 부문 최다 득표자는 LG 김현수로 43만 6813표에 달했다. 김현수 다음으로 한화 호잉(42만 4665표), 두산 박건우(40만 5982표), 롯데 손아섭(39만 6929표), 한화 이용규(33만 5581표) 순이었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정후는 10만 5379표로 외야수 부문 15위였다. 심지어 로하스도 11만 3030표로 이정후보다 높았다. 팬들의 인기도는 이번 투표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번 골든글러브 투표는 KBO리그 현장을 누빈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방송사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 총 385명이 투표인단이었고 349명이 투표에 나섰다. 이들은 기록이라는 뚜렷한 잣대를 제대로 보지 못했고 외국인 선수도 여전히 냉대했다. 최고의 상이라는 골든글러브의 가치가 그렇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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