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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했던 KTX 탈선사고...특사경 내사에 오영식 사퇴론까지


입력 2018.12.11 06:00 수정 2018.12.10 17:37        이정윤 기자

개통 1주년 며칠 앞둔 강릉선 KTX 탈선사고

오영식 코레일 사장, 낙하산 인사에 철도 문외한 뭇매

개통 1주년 며칠 앞둔 강릉선 KTX 탈선사고
오영식 코레일 사장, 낙하산 인사에 철도 문외한 뭇매


8일 오전 서울행 KTX 열차가 탈선한 강원 강릉시 운산동에서 주민이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행 KTX 열차가 탈선한 강원 강릉시 운산동에서 주민이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강릉선 KTX 탈선사고의 원인과 책임자 규명을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KTX열차 10량이 탈선하는 대형사고임에도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최근 3주간 코레일 운영 구간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10건에 달하는 만큼 이번 특사경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야권 등 일각에서는 그동안 거론돼 온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비전문성이 잇단 안전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 사장은 국회의원 출신인 만큼 철도공사에서 최우선시 해야 하는 안전보다는 노조, SR합병, 남북철도 등 정치적 문제에 무게를 둔 행보를 보여 왔다는 것이다.

◆개통 1주년 앞둔 강릉선 KTX 탈선사고

11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7시 35분쯤 강릉발 서울행 KTX제806호 열차가 강릉역~남강릉 간 운행 중 10량이 탈선하고,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꼬박 이틀만에 복구를 완료한 강릉선 KTX는 10일 새벽 5시 30분부터 정상운행을 시작했다.

사고가 난 강릉선 KTX는 올해 2월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작년 12월 개통된 노선이다. 이 노선은 서울역에서 평창올림픽 경기장까지 채 2시간이 걸리지 않는 등 강원지역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어 올해 4월 경강선 KTX는 강릉선 KTX로 이름을 변경하고, 이달 중순께 개통 1주년을 앞두고 있었다.

특사경이 원인규명과 책임자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11일 현재까지 강릉선 KTX 탈선 사고원인은 초동조사에서 지목된 선로전환기의 케이블이 잘못 연결된 것이란 발표에 멈춰 있다.

이에 대해 철도업계 관계자는 “여러 단계의 동작시험을 거친 후 영업운전에 들어간다. 만약 선로전환기 비상 케이블이 잘못 연결 돼있다면 동작시험 내용 기록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케이블이 잘못 연결됐을 수도 있고, 고장신호가 갔는데 대처를 잘못한 걸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경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곽상록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안전연구팀 연구위원은 “현재 주요 사고원인으로는 선로전환기가 고장이 났을 때 알려주는 비상 케이블이 있는데 그게 잘못 연결돼 제 역할을 하지 못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 광명역 KTX 탈선사고를 보더라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번 일도 완전한 조사가 끝나봐야 무엇이 사고에 영향을 줬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2월 부산역을 출발해 광명역으로 향하던 KTX-산천열차가 광명역 진입 중 5~10호까지 6개 차량이 열차진행방향 좌축으로 탈선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발생구간 레일, PC침목, 분기기 및 KTX 객차 6량이 파손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발생한 광명역 KTX 탈선사고의 원인은 ▲공사업체 작업자의 부주의로 인한 밀착쇄정기 너트 탈락 ▲케이블 교체작업에 대한 감독 미흡 ▲신호설비 유지보수자의 안전규정 불이행과 진로표시회로 무단 직결 ▲신호설비 변경 내용이 관제사에게 정확하게 통보되지 않음 ▲관제사의 선로전환기 장애사항에 대한 대응 미흡 ▲관제업무에 대한 감독 미흡 ▲철도종사자들의 철도안전에 대한 불감증 ▲서로 다른 직종 종사자 간 협조 부족 ▲한국철도공사 안전관리시스템의 미흡 등 총 9가지다.

당시 코레일 측은 이와 관련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人災)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직원 2명을 파면‧해임하는 등 14명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 낙하산 인사에 철도 문외한 뭇매

이 가운데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자격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올해 2월 사장직에 오른 오 사장은 과거 17‧19대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철도분야 비전문가로, 현 정부의 대표적인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낙하산’ 인사로 거론돼 왔다.

야권에서는 “(오 사장이) 정치적 이슈인 고용문제, SR통합, 남북철도 등 업무에만 치중하니 계속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오 사장의 책임 사퇴론까지 언급하고 있다.

특히 전대협 제2기 의장으로 운동권 출신인 오 사장이 임명된 이후 노조에 힘이 실리면서 노사 간 긴장이 풀어진 것이 기강이 해이로 이어졌고, 곳바로 안전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지난 8일 사고 직후 열린 사고 관련 브리핑 당시 오 사장의 발언도 도마위에 올랐다.

그는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선로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코레일은 동절기 예방대책으로 선제적으로 선로점검을 시행해왔다”며 “그럼에도 발생한 오늘 사고는 기온 급강하에 따라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정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초동조사에서 추정되는 사고 원인은 잘못 연결된 선로전환기 케이블 이어서, 추워진 날씨와는 전혀 관계없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이번 사고는 차량 문제가 아닌 선로의 문제인 점을 집중적으로 얘기하면서 날씨가 언급된 건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튿날인 9일 현장을 방문해 사고 상황과 추정원인을 보고 받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 당국의 업무태도를 지적하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해 밝히고, 안전관리체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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