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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답방, 여전히 묵묵부답…북한식 '읽씹' 내년에도 계속되나


입력 2018.12.11 02:00 수정 2018.12.10 21:27        이배운 기자

수차례 러브콜에도 공식입장無…‘침묵모드’ 이번이 처음 아냐

“의도적 침묵으로 남남갈등 유도…핵협상 몸값 부풀리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수차례 러브콜에도 공식입장無…‘침묵모드’ 이번이 처음 아냐
“의도적 침묵으로 남남갈등 유도…핵협상 몸값 부풀리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잇따른 ‘연내 답방 러브콜’에도 북측은 메시지를 읽고 무시하는 이른바 ‘읽씹’을 지속하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9일 출입기자단 문자 메시지를 통해 김 위원장의 답방 여부에 대해 “지금까지는 진척된 상황이 없고 발표할 것도 없다. 별다른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7일 “북쪽이랑 전화가 되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을 텐데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신년이 성큼 다가오면서 정부의 다급함도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애걸하고 북한은 의도적으로 답변 타이밍을 미루는 패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측은 지난 1월 현송월 예술단 답사팀의 방남 일정을 하루 앞두고 돌연 일정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통일부는 일체 항의 없이 ‘일정 중단 사유를 알려달라’며 북측에 애걸하는 듯한 전통문을 보내 여론의 비판을 맞았다.

또 지난 3월 정의용 대북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남북·북미 정상회담 분위기가 급물살을 탔지만 김 위원장이 돌연 보름 이상 잠행모드에 들어가면서 의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5월에는 북측이 예정돼있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에 전격적으로 취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이 모호한 태도를 보일 때마다 국내에서는 북측의 의도를 두고 각종 추측과 해석이 쏟아지면서 남남갈등이 불거졌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일체 공식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이들 문제는 흐지부지 묻혔다.

2018 남북정상회담 이틀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교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 남북정상회담 이틀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교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일각에서는 정부의 일관된 저자세 외교가 북한의 ‘갑질’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정상이 우의를 다지고 화해·협력이 가속화 되도 북측이 지금의 불합리한 외교 관행을 바로잡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비핵화 과정은 지지부진하고 남남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은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면서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할 수단은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 전략을 통해 대북공조를 약화 시키고 핵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현재 본인들이 주도권을 쥐었다고 보고 있는 듯 하다”며 “남남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 합리적이면서도 국민정서에 맞는 대응을 펼쳐야한다”고 조언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에서 우리 측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표출해왔다”며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면서 몸값을 키우려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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