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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노답' 할로웨이-오르테가, 알도-에드가 관계로?


입력 2018.12.10 11:07 수정 2018.12.10 11:1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객원기자

최정상급 실력에도 챔피언 강점 넘어설 파훼법 찾기 어려워

UFC ⓒ 게티이미지 UFC ⓒ 게티이미지

UFC 페더급 타이틀을 놓고 혈전을 벌였던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27·미국)와 도전자 브라이언 오르테가(27·미국) 매치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9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코티아뱅크 아레나서 열린 'UFC 231'에서 펼쳐졌던 둘의 대결은 할로웨이의 4라운드 닥터스톱 TKO승으로 마무리됐다. 예상대로 명승부였다. 경기 내내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지켜보던 팬들과 관계자들도 열광했다.

명승부였지만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장악한 할로웨이는 젊은 제왕으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힌 반면, 최강의 반란군 후보로 주목받았던 오르테가는 무패 행진이 깨지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부쩍 좋아진 강한 압박도 인-아웃을 거듭하며 유효타 싸움을 펼치는 할로웨이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흐름 지배하는 할로웨이, 자신의 영역에서 싸운다

할로웨이가 유효타 위주의 장기전 달인으로 거듭날 수 있던 배경에는 놀라운 체력과 함께 빼어난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이 자리한다. 아무리 날렵해도 좁은 공간에서 치고받고 구르는 경기에서 몇 차례 거리가 좁혀질 수 있다. 거리를 두고 도망 다니 듯 피하는 것도 아니고, 치고 빠지는 타격을 끊임없이 하는 할로웨이라 늘 테이크다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도 스탠딩에서 답이 없는 할로웨이를 그라운드로 끌고 가 묶고 싶다. 이른바 ‘애송이 시절’의 할로웨이는 인&아웃 파이팅을 거듭하다 그라운드로 끌려가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할로웨이의 테이크다운 방어는 탄탄해졌고, 현재는 정말 눕히기 어려운 스트라이커 중 하나가 됐다. 힘겹게 눕혔다 해도 금세 털고 일어난다.

거리 싸움과 스텝을 잘 활용해 가까이 붙어 찬스를 잡기 어렵다. UFC 페더급에서 가장 좋은 수준의 신장이라 위에서 찍어 누르는 플레이도 어렵다. 클린치 싸움에 능해도 니킥 연타를 얻어맞기 일쑤다.

UFC ⓒ 게티이미지 UFC ⓒ 게티이미지

이런 강점은 오르테가를 맞이해서도 통했다. 최근 경기에서 오르테가는 대표적 베테랑들인 컵 스완슨(34·미국)과 프랭크 에드가(37·미국)를 잡아냈다.

스완슨은 클린치 상태에서 길로틴 초크로, 에드가는 무시무시한 펀치력을 앞세워 1라운드에 때려눕혔다. 각자 다른 유형의 파이터들이지만 사이즈의 압박을 무기로 상대의 장기를 무력화시켰다.

그러한 압박이 할로웨이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스완슨, 에드가와 달리 신체 조건의 우위를 살리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넘어뜨리지 못해 할로웨이에게 ‘그라운드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지 못했다.

타격을 갖춘 주짓떼로가 무서운 것은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상대의 머릿속을 혼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할로웨이에게는 테이크다운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았고, 그로인해 마음껏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타격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는 했지만 오르테가의 가장 큰 무기는 그래플링이다. 스탠딩에서 타격전이 길어질수록 불리한 쪽은 오르테가였다. 할로웨이는 경기 내내 부지런히 움직이며 기관총 같은 타격을 연사했고, 오르테가의 안면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290회의 유효타격에서도 알 수 있듯, 할로웨이는 쉴 새 없이 공격하고 또 공격했다. 그로인해 오르테가는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거나 재정비할 여유가 부족했다. 당장의 상황을 견디기에 급급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할로웨이와 오르테가의 관계가 체급을 양분했던 조제 알도와 프랭크 에드가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에드가는 레슬링과 타격의 조화를 무기로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자랑했지만 알도만 만나면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극강의 테이크다운 디펜스를 자랑하는 알도에게 그래플링 테크닉을 거의 쓸 수 없어 경기 내내 타격전을 주고 받아야했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와 스탠딩 싸움만 지속한다는 것은 차포 중 하나를 떼어버리는 것과 같다. 결국, 에드가는 알도를 넘지 못해 ‘최강의 2인자’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만했다.

비록 할로웨이를 넘지는 못했으나 지금까지 보여준 오르테가의 기량은 누구도 쉽게 보기 힘들다. 당장 할로웨이 외에 오르테가를 이길 수 있는 랭커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챔피언을 꿈꾸는 오르테가 입장에서 할로웨이의 파이팅 스타일을 깨지 못한다면 알도에게 막힌 에드가같은 입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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