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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점잖은 분열의 길' 걷나?


입력 2018.12.08 03:00 수정 2018.12.08 13:39        이동우 기자

예산안·선거제 연동 손학규, 유승민 극단적 이견

孫 "죽겠다는 각오" 劉 "예산안 예산안대로 처리"

당 정체성 문제 노골화 조짐에 내부 공론화 힘 잃어

예산안·선거제 연동 손학규, 유승민 극단적 이견
孫 "죽겠다는 각오" 劉 "예산안 예산안대로 처리"
당 정체성 문제 노골화 조짐에 내부 공론화 힘 잃어


연동형비례대표제 개혁을 촉구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거대양당 야합 규탄대회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연동형비례대표제 개혁을 촉구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거대양당 야합 규탄대회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계개편을 앞두고 바른미래당의 원심력이 정점을 향하는 모양새다. 통합 이전부터 우려했던 정체성 문제가 외교·안보·경제를 비롯해 당내 주요 정책 결정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당 내부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정체성 문제를 더는 공론화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 7일 바른미래당의 두 전·현직 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선거제도 개혁을 연계하는 것과 관련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손 대표는 “출구전략을 고민해본 적이 없다. 단식할 때는 죽겠다는 각오로 단식한다. 이 자리에서 끝까지 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비슷한 시각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서울대학교 강연에서 “당초 당 안에서 예산안과 선거제를 연계하는 문제에 의견이 엇갈렸는데, 저도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심의하는 게 맞지 않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또 "제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와 바른미래당이 가는 길이 방향이 조금 맞지 않다는 괴로움이 있다"며 "바른미래당 안에서 개혁보수가 얼마나 이뤄질지 불안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부처님오신날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부처님오신날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바른미래당의 정체성 문제는 통합 이후 꾸준히 내부결속을 방해해 오고 있다. 손 대표는 취임 직후 판문점 동의안에 대한 국회 비준을 찬성했다가 당내 보수성향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입장을 번복했고,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구성을 놓고도 이견을 보여 지도부의 입장을 선회했다.

손 대표는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의원들과 이른바 끝장토론을 시도했지만 결국 이견만 확인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바미하다’라는 유행어를 남기게 됐다.

이후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시작된 보수통합론은 바른미래당의 보수성향 의원들의 이탈을 가속화 했다.

이언주 의원은 ‘신보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연일 ‘반문(반 문재인)연대’를 주장하며 독자행보에 나섰고, 이학재 의원은 탈당 가능성이 거론됐다. 유 전 대표는 대학 강연정치를 통해 당내 “정체성 문제가 있다”며 보수재건을 강조, 중도개혁 정당인 바른미래당과 노선의 차이를 분명히 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총회 세계난민대책회의에서 채택할 예정인 유엔이주협정에 일방적으로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총회 세계난민대책회의에서 채택할 예정인 유엔이주협정에 일방적으로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손 대표는 당내 의원들의 원심력이 커지는 것을 보고 “당의 기강이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 10명의 의원만이 참석하자 “왜 이렇게 출석률이 저조하냐. 분명히 기강을 잡아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은 바른미래당이 한국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본격적인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재편 문제가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당의 원내대표,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과 친박, 잔류파와 복당파 등이 눈치작전을 시작했고, 바른미래당도 중도와 보수가 양분된 모습이다”고 말했다. 더 이상 당의 정체성 문제를 봉합하기에는 손을 떠났다는 지적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당내 정체성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분열 조짐이라는 점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현재 당 지도부가 선거제도 개혁 도입 문제에 당론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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