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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조선도 '경애하는 원수님' 칭송"…선동도구 된 '환영'


입력 2018.12.07 15:14 수정 2018.12.07 16:00        박진여 기자

北 선전매체 "각계각층 환영"…金 찬양도구 활용

'김정은 환영' 소식 대대적 보도…답방 가시화?

중대사마다 비난·선동으로 남남갈등 조장하기도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이 열리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위원장이 카퍼레이드 중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이 열리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위원장이 카퍼레이드 중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北 선전매체 "각계각층 환영"…金 찬양도구 활용
'김정은 환영' 소식 대대적 보도…답방 가시화?
중대사마다 비난·선동으로 남남갈등 조장하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두고 도심 곳곳에서 '김정은 환영' 움직임이 일어나는 가운데 북한 매체들이 이를 조명하며 '김정은 띄우기'에 나섰다. 남측 단체들은 북한 정권이나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의도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북측에서는 이를 홍보와 선전 도구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패턴은 국가 중대사마다 이어져왔다. 북한은 앞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전후로도 김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대서특필하며 '최고지도자 리더십'을 칭송했다. 전(前)정부 탄핵집회에서도 '반정부 투쟁'을 부채질하며 남남갈등을 조장한 사례도 있다.

이번에는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찬양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우리 매체 보도를 인용해 ▲남조선의 민중당,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의 서울 방문 환영 운동을 적극 벌여 나갈 입장 표명 ▲서울시 대학생들,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꽃물결대학생 실천단 결성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서울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등을 선전했다.

매체는 "민중당이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서울방문 환영운동을 활발히 벌려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며 "대북제재 중단과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및 지방의회 결의안을 강력히 요구하는 활동을 벌려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민중당의 발언을 조명하며 자신들의 요구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두고 도심 곳곳 '김정은 환영' 움직임이 일어나는 가운데, 북한 매체들이 이를 조명하며 '김정은 띄우기'에 나섰다.(자료사진) ⓒ우리민족끼리 화면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두고 도심 곳곳 '김정은 환영' 움직임이 일어나는 가운데, 북한 매체들이 이를 조명하며 '김정은 띄우기'에 나섰다.(자료사진) ⓒ우리민족끼리 화면 캡처

또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청년·학생 단체를 조명해 "참가자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통일의 결정적 계기로 될 것이라고 하면서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환영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이전에도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조명하며 "남조선에서 감동의 대격파를 일으켜주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에 대한 칭송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노동신문을 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남북회담 이후 대한민국 각계의 가슴이 김정은 칭송 열기로 들끓고 있다", "경외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특출한 위인적 풍모를 칭송하는 목소리가 북과 남, 해외 동포들 속에서 나오고 있다", "남조선 각 계층은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취해주신 사려 깊은 조치들에 대해 한없는 감동을 금치 못했다"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완전히 왜곡된 주장은 아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단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 도심 곳곳에서 '김정은'을 연호하고 만세 삼창을 외치는 등 환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위인맞이 환영단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위인맞이 환영단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 환영단체는 '백두칭송위원회',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 '서울시민환영단',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 환영 청년학생위원회'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름으로 결성됐다. 이들은 도심 곳곳 '김정은 환영'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설치하고, 일부는 김 위원장을 '위인'으로 칭하며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를 넘은 칭송에 불편해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나오면서 또다른 갈등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쪽에서는 '김정은'을 연호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으로 이를 고발하는 등 좌우로 갈라져 '남남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면서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환영 퍼포먼스가 남북 평화 분위기에 일조할 수 있지만, 북핵 문제 독재정권 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 간 남남 갈등을 조장해 통일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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