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제한거리 부활…득보다 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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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2월 17일 22:07:03
    편의점 제한거리 부활…득보다 실 크다
    과밀화 해소 위해 편의점 제한거리 자율규약 승인
    생계형 점주 불리·알맹이 빠진 대책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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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2-07 06:00
    김유연 기자(yy9088@dailian.co.kr)
    과밀화 해소 위해 편의점 제한거리 자율규약 승인
    생계형 점주 불리·알맹이 빠진 대책 실효성 의문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조윤성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편의점업계 근거리출점 자제를 위한 자율규약 선포식'에서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편의점 브랜드 간 50~100m 이내 신규 출점이 불가능해지고, 24시간 강제 운영이 완화된다. 편의점 점주들은 과당 경쟁을 막을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기존의 편의점만 보호하고 새로 진입하려는 자영업자에게는 불리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또 정부가 내놓은 방안을 놓고 점주 단체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대책이 빠졌다며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일 과밀화 해소를 목적으로 편의점 업계가 합의한 자율규약을 승인했다. 편의점 개업은 어렵게 하고 폐업은 쉽게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따라 과거 동일 편의점 브랜드 간 250m 이내 출점을 제한하던 방식에서 더 나아가 타 브랜드 간에도 근접 출점이 불가능해졌다. 타 브랜드 간 출점 제한거리는 '담배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 제한' 기준에 따라 50~100m로 정해졌다. 다만 유동인구가 많거나 상권 밀집 지역이라면 예외적으로 새 편의점을 출점할 수 있다.

    석 달 이상 적자를 내는 점주에 대해서는 오전 0~6시 심야시간 영업 강요도 금지된다.

    이번 자율규약은 CU(씨유)·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씨스페이스 등 5개 회원사와 비회원사인 이마트24가 동참해 국내 편의점 96%(3만8000곳)에 효력이 발생한다. 제대로 이행되면 편의점 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율규약을 통해 기존 점포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업계 빅2인 CU와 GS25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가맹점 상생 지원책으로 전기료 지원을 포함해 연간 450억원 규모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상생지원금 규모가 큰 빅2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생지원금 규모를 차치하더라도 편의점 산업에서 상위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규모의 경제, 상품력 차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향후 빅2의 점유율 확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출혈 경쟁과 과밀을 막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동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자율규약이 기존의 편의점주들은 보호받을 수 있지만 새로 창업하려는 점주들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11년 2만개였던 편의점이 3만개가 되기까지는 5년이 걸렸지만 4만개를 넘기까지는 불과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퇴직·실직자가 급증하면서 생계를 위해 편의점을 하는 사람이 급증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자영업 진출을 꿈꾸는 이들에겐 자율규약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자율 최저수익 보장제 등 핵심 사항이 빠져 있다며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협의회는 바라보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최저임금 정도의 수익이 확보돼야 점주들이 점포를 안심하고 운영할 수 있지만 이번 자율규약에는 최저수익 보장제 등 핵심적 사항이 빠져 있어 한계가 있다"면서 "자율규약의 내용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아 유명무실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데일리안 = 김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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