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에 밀린 금융위…손해사정 개선안 반쪽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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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에 밀린 금융위…손해사정 개선안 반쪽 초래
    손해사정사 선임 시 보험사 동의 조항 유지하기로
    보험업계 성토에 절충안 마련…기대와 숙제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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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2-06 14:41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손해사정사 선임 시 보험사 동의 조항 유지하기로
    보험업계 성토에 절충안 마련…기대와 숙제 동시에


    ▲ 손해사정 선택권을 보험 가입자에게 완전히 개방하는 방안 도입이 무산됐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고객이 보험사 동의 없이 자유롭게 손해사정인을 고를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보험업계의 성토에 막혀 결국 한 발 물러섰다.ⓒ금융위원회

    보험금 분쟁의 싹을 자르기 위해 손해사정 선택권을 보험 가입자에게 완전히 개방하는 방안 도입이 무산됐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고객이 보험사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유롭게 손해사정인을 고를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보험업계의 성토에 막혀 결국 한 발 물러섰다. 일단 절충안이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두는지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초 추진하던 개선안에 비해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년여 간 금융당국과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사, 손해사정업계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의 논의 끝에 최근 보험권 손해사정 관행 개선안이 확정됐다.

    금융당국이 별도의 TF까지 만들어 보험업계와 손해사정과 관련된 의견 교환에 나선 이유는 이를 둘러싼 보험 가입자와 보험사 간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손해사정은 보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을 산정하고 지급할 보험금을 정하는 과정이다. 그 결과에 따라 보험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손해사정은 보험사와 고객 모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그런데 보험사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손해사정사를 선택하면서 소비자들에 불리한 구조가 고착돼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아 왔다. 특히 국내 주요 손해사정사들이 사실상 모기업 보험사에 종속된 상태여서 논란이 컸다.

    실제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국내 3대 생명보험사와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 등 4대 손해보험사의 12개 손해사정 자회사들이 지난해 모기업 보험사나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린 수익은 1조357억원으로 이들의 총 수익(1조628억원) 중 97.5%에 달했다.

    이에 금융위는 TF에서 손해사정사 선임과 관련된 보험사 동의 조항을 아예 삭제해 고객이 지명한 손해사정사를 보험사가 조건 없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이렇게 되면 손해사정의 공정성에 대한 보험 가입자들의 의구심을 원천 봉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불만도 해소될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손해사정 관행 개선안에는 끝내 금융위가 강조하던 보험사 동의 조건 삭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직접 선임권을 강화하는 내용들이 담기긴 했지만, 당초 금융위의 주장에 비해서는 약화됐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손해사정사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감독규정 개정 대신, 비용 부담 없는 손해사정사 직접 선임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보험사의 합리적인 동의 기준을 마련하는 선에서 개선안을 내놨다. 현행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보험사의 동의가 있을 경우 소비자는 보험사의 비용으로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수 있는데,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보험사에 내부통제 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가입자가 많은 실손의료보험은 보험사의 동의 기준을 시범적으로 대폭 완화해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충분히 보장하겠다는 설명이다. 공정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고 합리적인 위탁계약 조건에 부합하면 소비자의 선임권에 보험사가 원칙적으로 동의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험사가 고객의 손해사정사 선임의사에 동의할 수 없는 경우 사유를 설명하도록 보험사에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객에게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완전히 풀어줘야 한다던 금융위의 방안이 끝내 관철되지 못한 것은 보험업계의 거센 반대 때문으로 해석된다. 의견 충돌의 핵심은 비용 문제였다. 금융위의 요구대로라면 보험사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손해사정사의 활동비용을 고객 대신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보험사가 고용한 손해사정사의 사정 결과에 고객이 승복을 거부하거나 보험 계약자가 보험사와 별도로 손해사정인을 선임할 때를 제외한 나머지 경우에는 보험사로 하여금 손해사정 비용을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어서다.

    결국 금융위가 손해사정을 둘러싼 갈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원래의 주장을 굽히면서 이번 손해사정 관행 개선안은 기대와 동시에 숙제도 남기게 됐다. 금융위는 우선 이번 방안부터 시행해보고 그 효과 등을 검토한 뒤 향후 확대를 저울질하겠다는 입장이다.

    손해사정업계 관계자는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고객에게 완전 열어줘 문제를 해결하자는 금융위의 생각에 취지는 동감하지만, 그럴 경우 보험사기 확대나 대형 손해사정 법인으로의 쏠림 등 다른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우려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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