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이랜드, 글로벌 패션사업 박차…"중화권 성공 로드맵 그린다"


입력 2018.12.04 14:25 수정 2018.12.04 14:26        손현진 기자
중국 신좡 스카이몰 이랜드 스마트 매장. ⓒ이랜드그룹 중국 신좡 스카이몰 이랜드 스마트 매장. ⓒ이랜드그룹

이랜드그룹은 중국 시장에 패션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출시킨 것을 발판 삼아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4일 전했다.

이랜드는 1994년 상하이 생산지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2년 뒤 의류 브랜드를 론칭해 현재 중국 전역에 5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에는 베트남의 국영기업 탕콤을 인수해 생산기지를 확장하고, 중국 진출을 발판으로 2014년에는 대만에, 2015년에는 홍콩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이랜드는 현지화를 바탕으로 중국 진출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중국 이랜드가 운영하는 패션연구소는 현지 고객의 요구와 소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중국 의상학과 출신 디자이너들이 이곳에서 시장조사와 자료 분석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위해 중국 이랜드는 대부분 현지인을 채용하고, 중국에 파견 온 한국 직원은 중국 관련 서적을 100권씩 독파하도록 했다. 또 중국에 뿌리를 내리려면 인적관계인 ‘꽌시(關係)’를 맺는 데 노력을 해야 했지만, 이랜드는 부적절한 꽌시는 모래성과 같다는 원칙을 세워 지켰다.

이랜드 관계자는 "진출 초기 매출 규모가 작았던 탓에 중국 백화점 관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지만, 백화점 책임자들과 정기적인 미팅으로 상호 발전적 대화를 나누고, 정부 기관들의 초청 강의나 친필 편지를 통한 성의 표시 등으로 이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을 완벽히 파악해 우리나라 판매 제품과 동일한 디자인을 고수하는 게 아닌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중점을 뒀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로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 이랜드는 저효율 매장과 경쟁력 낮은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하고, 신규 SPA(유통제조일괄) 사업을 확대해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현재는 온라인 사업 비중을 높여 온·오프라인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소비 판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이랜드의 전략도 다각화됐다. 이랜드는 앞서 확보한 오프라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사업에 진출했다. 이에 중국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중국 최대 쇼핑절 '광군제(光棍節)’ 성과도 2013년 첫 참여한 이래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3년에는 50억 원, 2014년 200억 원, 2015년 317억 원, 2016년 563억 원, 2017년 767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고, 올해도 7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랜드는 알리바바의 쇼핑몰 티몰(天猫)에 이랜드, 스코필드, 프리치, 플로리, 스파오, 로엠 등 19개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포인포의 리버서블 다운점퍼로, 2만장이 팔려 완판됐다. 이랜드의 대표 아이템인 더플코트는 1개 스타일이 5000장 팔려 신기록을 세웠다.

스파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점. ⓒ이랜드그룹 스파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점. ⓒ이랜드그룹

이랜드는 중국과 대만, 홍콩으로 이어지는 중화권 벨트에서 성공신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2014년에는 대만, 2015년에는 홍콩에 진출했다. 대만과 홍콩은 패션 트렌드 수용이 빠르고 소비력도 높은 국가들이다. 중화권 고객의 트렌드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 이랜드는 대만과 홍콩에 다양한 영역의 SPA 브랜드들을 안착시켰다.

2014년 9월 대만의 대표적인 관광 쇼핑몰 101빌딩에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와 커피전문점 루고를 동시 입점시켰고, 이듬해에는 대만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는 충효로에 스파오와 미쏘, 루고로 구성된 SPA 복합관을 열었다. 규모는 2860㎡(865평)로, 국내 패션 기업으로는 최대다.

복합관은 오픈 직후 일주일 만에 8만여명의 고객을 끌어모아 매출 1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홍콩에는 SPA브랜드 스파오와 후아유, 슈펜,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와 팔라디움을 진출시켰다. 5개 브랜드가 동시 입점한 디파크(D-PARK) 쇼핑몰은 홍콩 췬완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6만3000m2(1만9060평) 규모의 쇼핑몰이다.

췬완이 위치한 신계 지역은 중국 대륙과 인접한 요충지로 홍콩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확보한 고객 충성도를 바탕으로 신계 지역을 홍콩 사업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비슷한 시기에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다. 이곳에는 현재 스파오와 미쏘, 후아유, 슈펜 등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특히 슈즈 SPA 브랜드 슈펜이 크게 활약하고 있다. 슈펜은 쿠알라룸푸르 1호점, 푸트라자야 2호점, 조호바루 3호점을 연달아 오픈했고, 내년 1월 조호바루 4호점을 열 예정이다.

이랜드 측은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진출에 이어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이를 점차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손현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