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인터뷰] 김혜수 "영화 보고 눈물, 단순한 슬픔 아냐"


입력 2018.12.04 09:30 수정 2018.12.04 13:05        이한철 기자

영화 '국가부도의 날'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

배우 김혜수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 호두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혜수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 호두엔터테인먼트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어요."

배우 김혜수(48)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감정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리고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를 접한 김혜수는 눈물을 흘렸다.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수많은 감정, 응어리 같은 게 뒤섞여 터져 나온 눈물이었다.

"(IMF 당시) 친구들이 갑자기 이사를 가거나 서울 생활을 접고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났어요. 저는 당시 연기자다 보니,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잘 모르는데 친한 친구가 이 영화를 보면서 울면서 봤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도 완성된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났어요."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1997년 긴박했던 당시의 이야기와 그 순간을 격렬하게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IMF 협상 내막 같은 것. IMF가 터진 게 국민들이 흥청망청 돈을 쓰고 외제를 선호하고 해외 여행을 다녀서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영화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었죠."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에서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 호두엔터테인먼트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에서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 호두엔터테인먼트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을 연기한 김혜수는 작품이 재미 있다거나 흥행을 언급하는 것에 극히 조심스러웠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혜수는 "IMF의 직격탄을 맞아서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신 분들도 있다"면서 "영화적으로 재미가 있다 하더라도 그 재미라는 게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영화는 인물들이 함께 또는 따로 각자의 몫을 다해야 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김혜수는 강한 신념과 전문성으로 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인물인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프로페셔널한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경제 전문가이자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소시민들을 누구보다 위하는 인물로 분한 김혜수는 신념과 소신이 일치하는 뜨거운 심장을 지닌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 캐릭터는 당시 시대상을 대변해준다.

하지만 김혜수는 "(한시현은) 전형적인 인물이 아니다. 관객들이 보기에 마치 투사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혜수는 자신이 맡은 한시현 역에 대해 "단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 호두엔터테인먼트 김혜수는 자신이 맡은 한시현 역에 대해 "단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 호두엔터테인먼트

'국가부도의 날'엔 김혜수 외에도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까지 연기 잘한다는 배우들이 대거 모였다. 특히 김혜수는 뱅상 카셀의 오랜 팬이었기에 함께 연기한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다.

"그 배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농담으로 티격태격하다가 따로 만나는 걸로 신을 바꿔야겠다고 했어요, 협상을 뒤에서 하겠다고요.(웃음)"

김혜수는 "외국 배우들을 실제로 보면 카리스마 넘치는 영화 속 모습보다 훨씬 부드럽다"며 "뱅상 카셀도 제가 느꼈던 강렬함 보다 부드럽고 나이스했다. 하지만 촬영할 때 긴장감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한편, '국가부도의 날'은 영화 '스플릿'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올 겨울 최대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