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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ovie] 역사는 반복? 묵직한 경고 '국가부도의 날'


입력 2018.12.02 09:33 수정 2018.12.02 09:35        이한철 기자

'IMF 간접 경험' 현실적인 영화

지금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메시지

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 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 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세히 아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모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뱅상 카셀까지 탄탄한 연기력과 매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개봉 첫 주부터 폭발적인 화제 속에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과 강렬한 앙상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공감 높은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은 1997년 긴박했던 당시의 이야기와 그 순간을 격렬하게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어려운 경제 용어와 영어 대사가 작품 내내 이어져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상황 전개가 깔끔하게 그려지면서 관객들이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스틸 컷. ⓒ 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국가부도의 날' 스틸 컷. ⓒ 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인물들이 함께 또는 따로 각자의 몫을 다해야 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김혜수는 강한 신념과 전문성으로 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인물인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프로페셔널한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경제 전문가이자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소시민들을 누구보다 위하는 인물로 분한 김혜수는 신념과 소신이 일치하는 뜨거운 심장을 지닌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준다.

김혜수는 '타짜'의 팜므파탈 정 마담, '도둑들' 속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 '시그널'에서 정의를 쫓는 강력계 형사 차수현까지 매번 독보적인 매력과 연기로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왔다.

이번 작품에선 흔들림 없는 돌파력과 굳은 신념을 가진 1997년의 경제 전문가 캐릭터를 특유의 카리스마로 완성해내며 인상 깊은 활약을 선사한다.

특히 김혜수와 조우진은 대립각을 이루면서 서로 치고 받는 연기를 하는데 이 작품의 백미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조우진은 이 작품에서 김혜수와 카리스마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힘을 보여주면서 배우로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스틸 컷. ⓒ 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국가부도의 날' 스틸 컷. ⓒ 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유아인은 생동감 있는 에너지와 폭발적인 연기를 통해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진입하게 하는 큰 동력을 보여준다. 허준호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굉장한 공감대와 감동을 자아낸다. 유아인이 연기한 윤정학은 복합적인 면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어떤 면에서는 기회주의자 같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인간적이다.

"본의 아니게 '갑수'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는 허준호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슬픔과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그대로 살려 '갑수'를 연기했다. 허준호의 주름 속에 담긴 세월의 흐름과 고통, 슬픔은 보는이들을 먹먹하게 한다.

1997년은 고통스러웠던 현대사 가운데 현재 우리의 삶을 많이 바꿔놓은 분기점이 됐던 시기다. 2018년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영화에서 주는 메시지는 현재에도 유효하다. 역사는 늘 반복되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던 경제 관련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충분히 알아볼만한, 한국 관객들이라면 복기해 볼만한 이야기다. 작품은 미래의 눈으로 과거를 보라는 교훈을 남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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