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말 시세보다 낮을까?…분양가 통제 부작용 어쩌나


입력 2018.11.30 06:00 수정 2018.11.30 06:09        원나래 기자

9억원 시세차익 ‘로또 청약’ 양산 지적 꾸준

통제한다는 분양가도 상승세…분양가 책정 기준에 대한 의구심도

9억원 시세차익 ‘로또 청약’ 양산 지적 꾸준
통제한다는 분양가도 상승세…분양가 책정 기준에 대한 의구심도


지난해 로또 청약으로 알려진 ‘신반포 센트럴자이’ 분양당시 견본주택 모습.ⓒGS건설 지난해 로또 청약으로 알려진 ‘신반포 센트럴자이’ 분양당시 견본주택 모습.ⓒGS건설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낮추면서 청약에 당첨되기만 하면 앉은 자리에서 수 억 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 단지’를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나마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는 분양가를 잡기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책정 기준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공택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민간택지는 HUG의 분양보증 심사가 적용되고 있다. HUG에서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최근 1년 간 인근 분양한 단지 평균 분양가의 11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초과하면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분류해 분양보증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가 4250만원 선으로 책정되면서 당초 시장 예상가였던 4600만~4700만원 보다 300만원 이상 낮춰졌다. 때문에 ‘로또 청약’으로 알려지며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이 단지의 전용면적 59㎡(공급면적 약 80㎡)의 분양권은 올 들어 19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3.3㎡당 7900만원 수준으로 매매되고 있다.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로 환산하면 10억3000만원에 분양받은 아파트가 1년 사이 9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간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투기시장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집값 하락의 신호가 감지되는데도 불구하고 일반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분양가 통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분양한 강남구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은 3.3㎡당 4489만원에 분양가가 산정됐으며, 오는 30일 분양하는 강남구 반포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3.3㎡당 4687만원까지 책정됐다.

이로 인해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가 오히려 시장 열기를 더욱 달구는 한편, 최소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변 집값의 하락이 아직 미미하고 주변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가 분양되면서 시장에서는 당첨만 되면 이익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졌다”며 “각종 규제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청약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하는 단지들이 줄을 잇고 있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흔히 주택시장은 분양가 인상이 주변시세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지금은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될 수 없는 구조다”라면서도 “문제는 이렇게 분양가 상승이 막혀 있지만 주변 집값도 같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거래가 거의 없어 집값이 조금씩 떨어지는 분위기인데 분양가는 계속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 같다”며 “강남의 경우 내년에는 3.3㎡당 5000만원이 넘는 단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정부가 ‘강남의 전용 84㎡ 아파트는 17억원’이라고 정해주고 인정하는 느낌마저 든다”며 “로또 청약이라는 부작용과는 다르게 이번엔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라고 하지만, 그 밑으로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나아가 주변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