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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논란’ 과도한 투표인단이 문제?


입력 2018.11.22 00:11 수정 2018.11.22 07:2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절반 가까운 투표인단이 김재환에게 1위표

2018 MVP 김재환. ⓒ 연합뉴스 2018 MVP 김재환. ⓒ 연합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 KBO리그가 시즌 종료 후에도 여전히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KBO는 올 시즌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최우수선수(MVP)를 선정했고, 기자단 투표에 의해 두산 김재환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를 두고 많은 말들이 나왔다. 김재환은 올 시즌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의 특급 성적표를 찍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김재환의 수상은 당연했다. 하지만 과거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문제였다.

결국 표심의 향방이 어디로 갈 것인지가 MVP 시상식 전부터 화두였고, 많은 투표인단들이 김재환에게 1위표를 던지면서 팬들의 공분은 극에 달한 모습이다.

김재환은 지난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됐을 당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자의든 타의든 그가 반칙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약물’이라는 꼬리표는 7년이 지난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그가 평생 짊어져야 할 부분임에 분명하다. 김재환 역시 MVP 시상식에서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 같은 것이다. 무겁게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가장 영광스러워야 할 시상대에서 사상 첫 고개 숙인 MVP가 되고 말았다. 어린 시절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그를 야구팬들의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고, KBO와 야구 관계자, 특히 투표인단들은 논란이 빤한 후보를 끝내 시상대에 세웠다.

이번에 투표에 참여한 야구 기자단은 모두 111명이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51명이 1위표를 던졌고 나머지 25명도 2~5위표에 김재환의 이름을 넣었다. 약물 전력을 의식해 5위표 조차 주지 않은 기자들은 35명이었다.

야구팬들은 너무 많은 투표인단으로 인해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10개 야구팀을 운영 중인 KBO리그에서 이번 MVP 투표에 참가한 투표인단은 111명이다. 이는 12개팀에서 254명(지난해 기준)이 투표하는 일본프로야구와 함께 과한 인원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팀 수와 동일한 단 30명만이 MVP 및 신인왕 투표에 나선다.

이제 KBO리그에서 과거 금지약물 복용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사안이 됐다. 이미 징계까지 받은 김재환이 앞으로도 높은 연봉으로 부를 거머쥐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팎의 일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기자들은 그에게 왕관을 수여하며 명예까지 얹어줬다. 먼 미래에 2018시즌 MVP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야구팬들의 개탄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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