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쇠고기 이력제에 적용…내년 전북서 시범사업

과기정통부·농식품부, 블록체인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

과기정통부·농식품부, 블록체인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

앞으로 축산물 이력관리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쇠고기 위생과 안전문제가 발생하면 축산물 이력추적과 신속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축산물 이력관리시스템을 12월까지 전북지역에 시범 구축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농식품부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 6월에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의 핵심 추진과제인 ‘6대 공공시범사업’ 중 하나로 과기정통부와 농식부가 협업해 올해 초부터 진행해 왔다.

축산물 이력제는 소의 사육단계부터 도축·식육포장·판매단계까지의 정보를 기록·관리해 축산물에 대한 위생·안전 등의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제도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축산물 이력제는 단계별 이력 관련 정보를 대부분 5일 이내 신고하게 돼있어 신고 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력정보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릴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영세 사업자들에게 신고 기간 단축을 강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단계별로 도축검사증명서·등급판정확인서·HACCP인증서·친환경 인증서·거래내역서 등 각종 증명서를 종이로 전달하거나 복사하는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위·변조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은 쇠고기 유통 단계별 이력정보와 각종 증명서를 블록체인에 저장·공유하는 방식으로, 현행 이력제 업무의 신뢰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우선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정보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축산농장과 개별 소에 근거리 통신장치(블루투스)를 부착하는 등 IoT를 활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 관련 정보들이 자동 입력될 수 있도록 했다.

사육·도축·포장·판매 단계별로 단절돼 있는 이력정보들을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기존 5일 이내 신고대상 정보들뿐만 아니라 더욱 세분된 정보(소 개체 단위→실물 포장단위)를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해 문제 발생 시 유통과정의 추적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또한 쇠고기 유통에 필요한 각종 증명서도 블록체인에 저장해 단계별 당사자 간 서류 위·변조 걱정 없이 모바일 앱이나 웹으로 증명서 내용을 공유·확인할 수 있다.

시범 서비스는 내년 1월부터 전북지역 축산농가와 도축장 등에서 실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향후 농식품부는 시범사업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참여기관을 확대하고 돼지 등 다른 가축의 이력제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에 구축된 축산물 이력관리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민간의 창고 온·습도 등 추가 정보도 함께 관리돼 부가가치가 높은 축산물 유통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김정원 과기정통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은 블록체인 기술이 식품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의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 국민 먹거리 안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홍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블록체인이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에 적용되면 정부 주도의 관리·감독이 아닌, 제도 참여자가 관련 법규를 스스로 준수하게 돼 정부입장에서도 상당한 업무 효율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양 부처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블록체인 및 IoT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하고, 민간 과 관계기관 간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에 기여토록 적극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