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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회담 빨리 열자는 미국에 북한이 침묵하는 이유는?


입력 2018.11.20 14:26 수정 2018.11.20 15:06        박진여 기자

北 비핵화 준비 안됐나…협상 '큰틀' 유지하며 장기전 모드

실무협상도 北 침묵으로 무산…핵신고·사찰 고민 깊은 듯

핵신고 미룬 '영변검증-종전선언'…北 비핵화 진정성 '관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北 비핵화 준비 안됐나…협상 '큰틀' 유지하며 장기전 모드
실무협상도 北 침묵으로 무산…핵신고·사찰 고민 깊은 듯
핵신고 미룬 '영변검증-종전선언'…北 비핵화 진정성 '관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양측 간 소통 채널이 물밑에서 가동되고 있지만, 북미 협상이 지금까지 미뤄진 배경에는 북측이 확답을 주지 않았던 영향이 크다.

이에 북한이 아직까지 비핵화 프로세스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고위급회담을 이른 시일 내 갖자고 먼저 제안한 것은 미국이고, 앞서 무산된 북미 실무협상도 북측이 끝내 답을 주지 않은 결과다. 북한이 핵신고·사찰 문제를 두고 얼마나 고민이 깊은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추수감사절(22일) 이전 북한에 고위급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측은 별다른 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측 간 다각적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의 이번 회담 제의에 북측은 묵묵부답이라는 게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북미 간 협의 중이라는 입장으로 갈음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미 고위급회담 등은 양측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무협상도 北 침묵으로 무산…핵신고·사찰 고민 깊은 듯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로 미뤄진 데 이어 실무라인 협상, 이번엔 고위급회담까지 비핵화 협상이 전반적으로 늦춰지고 있다. 북미 일정이 연기되는 것과 관련 한·미는 "과도한 해석은 불필요하다"며 말을 아끼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앞서 북미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계기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라인 협상을 가동하기로 했지만, 북측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며 어영부영 지체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있다며 조만간 협상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고위급회담이 하루 전 취소된 것도 북한의 요청이다. 정부는 북측이 분주한 일정을 이유로 미국에 회담 연기를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에 있어 북한의 '핵신고'를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상의 물꼬를 텄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미국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에 있어 북한의 '핵신고'를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상의 물꼬를 텄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를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보고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아직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미국이 요구한 '과감한 결단'에 김 위원장이 대응 방안 구상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비핵화' 결단을 내릴지, 어떤 보상 방안을 요구할지를 두고 막판 장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핵신고 미룬 '영변검증 vs 종전선언'…北 비핵화 진정성 '관건'

다만, 회담이 아예 결렬된 것은 아니어서 북미 간 이결조율을 거치며 대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현재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 센터장이 극비리에 판문점서 북측과 관련 협의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미국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에 있어 북한의 '핵신고'를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상의 물꼬를 텄다. 미국은 북한과 정상회담 전에 북한의 보유 핵무기·시설 목록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서 핵무기 사찰과 폐기 등에 대한 검증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만간 재개 가능성이 있는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종전선언'으로 가기 위한 1단계 카드를 놓고 양측 간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핵신고가 돼야 할지 등은 북측이 제시할 과제다.

이제 시선은 북한에 쏠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재회에서 제시할 진전된 비핵화 조치가 협상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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