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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공세'라는 이재명…文정부와 결별수순 밟나


입력 2018.11.20 03:00 수정 2018.11.20 06:04        이충재 기자

법적판단 보다 정치쟁점화…'정치 탄압‧희생양' 자처

생존 위해 여권과 거리두기…일각선 '자진탈당' 거론

법적판단 보다 정치쟁점화…'정치 탄압‧희생양' 자처
생존 위해 여권과 거리두기…일각선 '자진탈당' 거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19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19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저들이 바라는 이 저열한 정치 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9일 부인 김혜경 씨가 트위터 계정 '혜경궁김씨'의 주인이라는 경찰 수사 결과에 "정치적 표적 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지사의 '정치공세' 주장에는 주어가 없었다. 누가 자신을 향해 정치적 공세를 펴는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이 지사는 "트위터 계정의 주인은 내 아내가 아니다"며 "경찰은 내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것들을 몇 가지 끌어 모아서 내 아내로 단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이 지사는 수사당국을 비판하는 등 전형적인 '야당의 어휘'를 택했다.

'법리적판단' 대신 '정치쟁점화'로 탈출구 찾으려다 무위

사건의 진위는 재판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이미 '정치적 심증'은 경찰의 수사결과와 함께 결론이 난 상황이다.

이 지사가 자신의 주장을 쟁점화하기 위해 실시한 트위터 설문조사에서 '혜경궁김씨=김혜경'라는 답변은 80%를 넘어섰다. 법리적판단 보다 정치쟁점화를 통해 탈출구를 찾으려는 전략은 무위에 그쳤다.

이제 관건은 이 지사의 정치적 선택이다. 우선 검찰로 넘어간 경찰수사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 이미 지난 5년 동안 '혜경궁김씨'는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이나 와이프나...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문재인이 아들도 특혜준 건? 정유라네" 등의 글로 저격했다. 또 "노무현 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문 후보 대통령 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보자고요"라는 원색비난도 가했다.

이는 여권 테두리 안에서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기 어려운 수준의 막말들이다. 재판과정에서 경찰 수사결과가 뒤바뀌지 않을 경우 이 지사는 자의든 타의든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29일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각종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29일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각종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與와 함께하기 어려운 '비난‧막말'…탈당설 '모락모락'

현재 정치권에선 이 지사의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지사의 '정치공세', '권력의 견제'라는 주장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에게 수사칼날을 들이밀 수 있는 주체가 야당이 될 수는 없다.

아직까지 이 지사는 직접적으로 탈당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이 지사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먼저 커지고 있다. 그가 자신을 도지사로 만들어준 민주당을 떠나 '정치적 연명'을 택할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 지사가 탈당 후 야당 도지사가 된다면 '정치공세', '권력의 견제'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미 이 지사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받는 등의 과정에서 자신이 정치탄압의 희생양이라는 포석은 충분히 깔아뒀다.

당장 민주당을 떠나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토록 외쳤던 '정치탄압'의 주어가 '문재인정부'라고 밝히기만 하면 된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탈당을 권유받고 경찰 압수수색도 받은 소회가 어떠냐"는 야당의 질의에 "인생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혜경궁김씨'는 지난해 1월 7일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재명 시장님은 당장 탈당하시면 대통령 되십니다. 문재인당에서 나오세요 제발."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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