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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민족 공동번영 위해 당당히"…북측 "어깨 걸고 나갑시다"


입력 2018.11.19 18:05 수정 2018.11.19 20:04        박영국 기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헌 회장 유지 이을 것"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헌 회장 유지 이을 것"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대북사업을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북측도 현대그룹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화답했다.

현대그룹은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와 공동 주최로 ‘현대금강호’ 출항 20년을 맞는 18일과 금강산 고성항에 도착한 19일에 맞춰 1박2일간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진행했다.

현 회장은 온정각 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금강산관광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그룹의 자산과 역량을 금강산과 북녘에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가능했고, 저의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이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이라는 대의를 위해 결국 자신의 삶까지 희생하며 다져 놓은 굳건하고도 소중한 인연”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현대그룹은 하늘이 맺어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의 필연으로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히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북측의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도 “20년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것은 화해와 단합, 평화의 새 시작을 알리고 조국통일사에 뚜렷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의의 있는 장거였다”며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성스러운 여정에서 언제나 두 손을 굳게 잡고 어깨 걸고 나갑시다”라고 화답했다.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은 축사에서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남북이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이 곧 통일이다. 내 고향 금강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드는 것이 나의 마지막 소원’라고 했던 것이 회상된다”며 “현대와 아태가 맺은 ‘첫사랑’의 인연을 소중히 발전시켜서 민족화합의 길을 여는 개척자로서 좋은 결실을 거둬 나가길 기원한다”고 성년이 된 금강산관광을 응원했다.

축사에 이어 금강산관광 20년간의 연혁 소개와 현대와 아태가 공동 제작한 금강산관광 축하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는 현대의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헌 회장과 북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금강산관광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대한 일화, 20년간 진행된 다양한 일들이 소개됐다.

이후 온정각 고 정몽헌 회장 추모비 인근으로 이동해 현 회장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부위원장 등이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수를 했다.

이어진 ‘평양 통일예술단’의 축하 공연은 전자음악 반주에 민요, 장구춤, 무용, 합창 등을 곁들여 1시간여 동안 13가지 레퍼토리가 다채롭게 진행됐다. 축하공연에는 ‘우리민족끼리’를 서곡으로‘반월가’ ‘금강산타령’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 등 혼성중창, 독창, 합창 등으로 공연됐다.

특히 ‘평양 통일예술단’의 공연에는 온정리 일대 주민 400여명이 참석해 문화회관을 가득 채워 금강산관광 2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평양 통일예술단’은 젊은 단원들로 구성된 공연단으로 이번 금강산관광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에서 특별히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남북이 함께 주관한 공동연회에서 현 회장은 “단 한분의 관광객이 계시더라도 금강산관광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고 지난 10년을 견뎌 왔다”며 “열려라! 열어라! 열린다! 금강산!”으로 건배사를 외쳤다.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부위원장은 건배사에서“금강산관광 정상화를 위하여! 축배!”를 건넸다.

금강산관광 초창기인 1999년, 번창한 2007년, 중단된 2018년 세 번째 금강산을 방문한다는 박지원 의원은 “가즈아! 금강산!”을 외쳤다.

아태가 준비한 공동연회에는 빵, 닭고기편구이, 메추리완자탕, 소고기토막찜, 버섯볶음, 오곡밥, 얼레지토장국, 디저트 등 코스 요리가 나왔으며, 남북 참석자들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특히 북측의 아태는 이번 남북공동행사에서 기념식, ‘평양 통일예술단’의 축하공연, 공동연회 등을 성의를 다해 준비하는 등 현대그룹에 변함없는 격려와 지지를 표현했다.

둘째 날에는 목란관에서 구룡폭포가 있는 관폭정까지의 구룡연 노정 참관 후 2007년 복원한 신계사를 경유한 후 중식을 마치고 귀경했다.

이번 행사를 마친 현대그룹측은 “현대와 아태가 함께 남북공동행사를 진행해 다시 한 번 민족 화해·협력의 금강산관광의 의미를 되새겼다”며 “조속히 여건이 조성돼 금강산관광이 정상화되어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에 기여하고 통일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산관광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1989년 북측과 금강산 공동개발 협정서 체결하고 1998년 6월과 10월 두 차례 소떼방북 이후 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10월 29일 북한의 아태 김용순 위원장과 ‘금강산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를 맺은 후 그해 11월 18일 동해항에서 실향민과 관광객, 승무원 등 1400여 명을 실은 금강호 출항을 통해 시작됐다.

2003년에는 육로 관광을 시작했으며, 지난 2008년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금강산 관광객 195만 명이 다녀왔고, 관광지역도 구룡연, 만물상 등 외금강, 삼일포, 해금강, 내금강 지역으로 확대됐다.

현대그룹은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 개성관광 등 20여 년간 남북경협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2000년도 8월에는 현대아산이 북측과 합의해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 7대 SOC 사업권 획득하고 원산·통천지구 협력사업 개발에 관한 합의서도 맺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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