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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정인선 "'내뒤테' 성공, 아직도 꿈꾸는 듯해요"


입력 2018.11.25 09:02 수정 2018.11.26 10:31        부수정 기자

'내 뒤에 테리우스'서 고애린 역

"소지섭 선배 가장 큰 도움"

배우 정인선은 최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맡았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인선은 최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맡았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내 뒤에 테리우스'서 고애린 역
"소지섭 선배 가장 큰 도움"


"꿈꾼 것 같아요."

최근 MBC 수목극 '내 뒤에 테리우스'를 마친 정인선(27)은 인터뷰 내내 이 말을 자주 했다. 지난 촬영 기간이 꿈 같았단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못 말리는 아줌마 고애린(정인선)과 미스터리한 이웃 남자 김본(소지섭)이 함께 거대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첩보 로맨스를 표방한 이 작품은 첩보극에 육아 등을 코믹한 코드로 녹여내면서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였다.

정인선은 소지섭에 비에 약하다는 캐스팅이라는 우려를 안고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 엄마 역할을 멋지게 소화했고, 시청률 10%를 돌파하는 어려운 일을 해냈다.

19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인선은 "큰 산 같은 작품을 잘 마무리 해서 뿌듯하다"며 "몇 년치 운을 끌어다 쓴 기분이다. 5개월 꿈꾼 듯한 기분이 든다"고 웃었다.

그는 소지섭 선배 옆에 자신이 이름이 붙은 걸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배우는 "주연으로서 짐도 무거웠는데, 캐릭터도 서사가 있는 역할이라 어려웠다"며 "무거운 이야기 속에 유쾌함을 줘야 했고, 여러 숙제를 해야만 했다. 극에 거슬리지만 않으려고 한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평일 드라마에서 힘든 시청률 10%를 넘겼다. 어안이 벙벙하고 기분이 이상했다며 웃은 정인선은 부담감이 너무 커서 제작발표회전까지 울었단다. "첫 방송 후 예상 밖 호평이 이어져서 깜짝 놀랐어요. 스스로 봤을 때 불안하거든요. 제가 잘하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 사람들이 좋게 봐주시는 점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시청률과 호평은 감사라는 표현으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기뻤고요."

배우 정인선은 최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맡아 소지섭과 호흡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인선은 최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맡아 소지섭과 호흡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인선은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도 호평을 얻었다. 그는 "이번 애린이는 내 성향과 비슷하다"며 "애린이의 에너지와 유쾌함을 좋아해 주시는 걸 보고, 나의 강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구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방송 초반에는 정인선이 아이 둘 엄마를 하기엔 너무 젊어 보인다는 지적이 일었다. 아울러 애린이는 사고로 남편을 잃는 등 다사다난한 삶을 보낸 인물이다. 배우로서는 어려운 숙제였다. "제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이 애린이한테 있어서 고민했죠. 첫 방송 보기 전에는 확신이 들지 않았답니다."

미혼인 정인선은 유독 엄마 역할을 많이 해왔다. '마녀보감',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그랬다. 배우는 "왜 그럴까요?"라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를 묻자 "혹시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게 아닐까", "나랑 내 남편이 싸우는 거랑 똑같네"라는 댓글을 꼽았다.

호기심이 많은 애린이는 자칫하면 민폐 여주로 빠질 수도 있었다. 배우는 "이전 작품에서 민폐를 너무 신경 써서 표현을 많이 못 했다"며 "이번 작품에선 오히려 신경 쓰지 않았다. 용감하고 행동하는 여자 주인공으로 그리려고 했고, 애매하지 않고 확실하게 표현하는 여성상으로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인선은 최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맡아 극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인선은 최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맡아 극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본'씨 소지섭과 호흡도 화제였다. 소지섭에 대해선 "고민이 많았던 작품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선배"라며 "지섭 오빠는 이게 너의 자리였던 것처럼 대해주셨다. '내 뒤에 테리우스'가 아니라 사방에서 지섭 오빠가 있어 준 느낌"이라고 웃었다. "처음에 지섭 오빠와 호흡이 걱정 됐어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거든요. 처음 만났을 때 지섭 오빠가 '잘해서 우려를 뒤집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정말 무서웠죠. 하하.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지섭 오빠가 편하게 이끌어 주셨어요. 현장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걸 봤어요. 배우로서 태도가 멋지고 세련된 분은 처음이었죠. 지섭 오빠처럼만 하면 멋지게 성공할 듯합니다."

애린이와 본의 애정신은 많지 않았지만 코뽀뽀(코코)와 제주도 포옹신은 '심쿵' 포인트였다. 그는 "소지섭 오빠의 배려 자체가 심쿵 포인트였다"며 "내가 현장에 있으면 기다려 주시면서 잘 챙겨줬다. 저를 원래 상대 역인 것처럼 대해주신 게 가장 감사했다"고 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MBC 드라마 중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정인선은 "베스트 커플상은 강기영 오빠 때문에 안 된다"고 웃은 뒤 "저를 걱정한 분들에게 '내 선택이 맞았어'라는 걸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 이 목표를 이룬 것만으로도 만족하다"고 미소 지었다.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점을 묻자 입체적인 캐릭터인 애린이를 비교적 잘 표현했다고 했다. "애린이는 초반, 중반, 후반이 다른 입체적인 캐릭터였죠. 초반은 억척스러운 엄마, 중반에는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엄마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후반부에는 힘을 빼고 고애린의 원래 성격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시즌 2에 대해선 "나 역시 기대한다"며 "정말 재밌을 것 같다. 테리우스만 있으면 난 좋다"고 미소 지었다.

MBC '내 뒤에 테리우스'를 마친 정인선은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MBC '내 뒤에 테리우스'를 마친 정인선은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1996년 드라마 '당신'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정인선은 '살인의 추억'(2003), '마녀보감'(2016), '맨몸의 소방관'(2017), '으라차차 와이키키'(2018) 등에 출연했다. 지상파 첫 주연은 '내 뒤에 테리우스'가 처음이다.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며 시작했다는 그는 "저를 선택한 분들에게 상처를 줄까 봐 걱정했다"며 "스스로 과분한 역할을 맡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압박감이 짓눌렀지만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압박감 때문에 소극적으로 연기하긴 싫었어요. 서이숙 선배님이 '열심히 말고, 잘하라'고 하셨는데 자극이 됐어요. 냉철하고 자기 객관화를 하게 된 작품이었죠."

어쨌든 배우는 주중 미니시리즈의 여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쑥스러워한 그는 "연기를 좋아해서 얇고 길게 가고 싶어 했다"며 "꿈도 꾸지 못한 기회를 잡았는데 실감은 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성장했고 자기 객관성이 늘었고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다잡게 됐다"고 강조했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댓글을 봤어요. 애린이보다 더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릴 생각에 설레어요."

정인선은 이 작품을 통해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서서히 떼기 시작했다. 배우는 "작품을 통해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고 싶다"고 했다. 다음 작품에선 끌리는 대로 행동하는 캐릭터를 하고 싶단다.

연이어 두 작품을 한 정인선은 "올해는 그릇이 넓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힘들고 어렵고 무서웠던 시기였지만 좋은 분들을 만나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제가 정말 잘한 건 모르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만나서 지속 가능한 열정으로 만들고 싶어요. 2018년은 제게 과분한 한 해였습니다(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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