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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 건', 누가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억지 주장을 하는가?


입력 2018.11.18 07:00 수정 2018.11.17 16:34        데스크 (desk@dailian.co.kr)

<서정욱의 전복후계> SNS 지지층 버팀목 급성장…결국 SNS에 발목 잡힐 위기

'사필귀정(事必歸正)''이장폐천(以掌蔽天)'…'차고 넘치는 증거' 때문

<서정욱의 전복후계> SNS 지지층 버팀목 급성장…결국 SNS에 발목 잡힐 위기
'사필귀정(事必歸正)''이장폐천(以掌蔽天)'…'차고 넘치는 증거' 때문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당선이 확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6월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명캠프 선거사무소를 찾아 꽃목걸이를 목에 건 후 손을 들올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당선이 확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6월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명캠프 선거사무소를 찾아 꽃목걸이를 목에 건 후 손을 들올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직권남용 및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이재명 지사가 부인까지 '혜경궁 김씨 건'으로 기소의견으로 송치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고 있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하듯이 '손가락 혁명군' 등 SNS 지지층을 버팀목으로 급성장한 이 지사가 결국 SNS에 발목을 잡힐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본 건의 경우 비록 이 지사가 피의자 신분은 아니지만, 자신의 3건에 비해 파괴력은 훨씬 크다. 글의 내용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방 등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거짓 해명 논란 때문이다.

한편 이 지사측은 예상대로 “국가권력 행사는 공정해야 하고, 경찰은 정치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는 수사를 해야 하는데 수사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는 경찰에 절망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다”며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도정에 충실히 전념하겠다”고 일전불사(一戰不辭)의 강력한 법정 공방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주지하다시피 남을 속여 옳고 그름을 바꾸는 상황을 비유하는 이 표현은 '역사의 조물주'로 불리는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 '진시황 본기'에 나온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라고 하였다. 이때 사슴을 사슴이라 말한 신하는 모두 처형되었는데, 결국 이 말은 최고통치 권력 주변의 진실을 가리는 위선의 정치, 환심의 정치를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고사성어는 이 지사건에 적확(的確)한 비유인가? 과연 경찰은 청와대든 누구든 최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아무런 죄없는 사슴같이 순수한 이 지사를 범죄자인 말로 억지로 둔갑시키고 있는가?

필자는 이 지사가 김경수 지사의 드루킹 수사 등과 비교해보면 가혹할 정도로 철저한 수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한다. 드루킹 수사의 경우 경찰은 성역 없는 수사로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히고 민주주의의 적을 단죄하기는커녕 오히려 초동수사 부실로 모든 증거가 인멸되었다.

그런데 이 지사는 형의 강제입원 건만 네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고, 이번 건도 6명의 전담팀에 의해 30여 차례나 수색을 당했다. 이 지사로서는 같은 '촛불정권'하의 경찰이 본인에게만 유독 가혹하게 수사를 한 것이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는 이 지사가 감수해야할 업보다. 단순한 '반문(反文)'을 넘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하, 문준용씨의 취업비리까지 공격한 것은 정권의 역린(逆鱗)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현 정권들어 모든 적폐청산 수사가 '법불아귀(法不阿貴)'와 '승불요곡(繩不撓曲)'의 성역 없는 수사는커녕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굽은 수사가 진행된 것은 법조인인 이 지사가 더 잘 알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필자는 이 지사에 대한 수사를 '지록위마'로 보지는 않으며 오히려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본다. 한마디로 '차고 넘치는 증거' 때문이다.

첫째, 수사 이전에 기본적으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은 김씨의 이름 영문 이니셜과 같은 데다 성남에 거주하는 여성으로, 군대에 간 아들이 있고,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다는 정보가 확인됐는데, 이는 김씨의 개인 정보와 일치한다. '우연도 거듭되면 필연'인데 과연 확률적으로 끝없이 우연이 계속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둘째, 계정 주인은 안드로이드폰에서 글을 쓰다가 2016년 7월 중순부터 아이폰에서 글을 썼는데, 김씨 역시 같은 시기에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이 또한 직접증거는 아니라도 유력한 간접증거(정황증거)가 아닌가?

셋째, 2017년 김씨가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김씨는 해당 인터뷰에서 "저와 남편은 침대에 누워서 SNS를 함께 해요. 남편은 주로 글을 올리고 저는 주로 댓글을 살펴요"라고 했다. 이어 김씨는 "중요한 사안이나 전할 만한 내용은 남편에게 우회적으로 알려줘요"라고도 했다.

이 인터뷰는 이 지사가 "아내는 SNS를 하지 않는다"는 해명과 정면 배치될 뿐 아니라 이번의 반박에서 "08__hkkim은 이재명 지사와 새벽 1시 2분에 트위터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부부가 새벽 1시 2분에 트위터로 대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는 주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경찰이 '재판 전략상 밝히지 않은 근거'들이 많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과연 지록위마라고 할 수 있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록위마는 현실적 권력을 쥐고 있는 강력한 통치자일 때만 가능하다. 현실적 권력이 없다면 아무리 사슴을 말이라 우겨도 누가 과연 동조하겠는가?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이 사슴을 말이라 우긴다면 정신병자 취급밖에 더 받겠는가?

그런데 과연 경찰이 사슴을 말이라고 우길 정도로 이 지사에 비해 큰 힘을 가지고 있는가? 설사 청와대의 입김이 일부 반영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하라는 의미일 뿐 결론까지 근거 없이 바꿀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의 법치국가에서 과거 진시황 때처럼 사슴을 말로 우기는 일이 가능하다면 이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이 지사의 말처럼 한 겨울 눈 덮인 숲 속 참나무 밑에 밤송이 몇 개, 밤나무 입 가지 몇 개 흩어놓았다고 참나무가 밤나무가 되지는 않는다. 천둥번개 폭풍 몰아쳐도 계절은 바뀌고, 봄이 되면 참나무임도 자연히 드러나듯이 모든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날 수밖에 없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처음에는 시비(是非) 곡직(曲直)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正理)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이 지사가 아무리 지엽적인 경찰 수사의 모순점을 몇가지 지적해도 큰 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듯이 경찰과 이 지사 중 누가 '지록위마'의 억지를 부리는지는 바로 재판에 의해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대법원에 의해 최종 유죄가 확정되기 까지는 누구에게나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고 이는 이 지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필자가 이 지사에게 드리는 고언은 경찰을 적폐로 몰면서 '여론전'을 할 것이 아니라 만약 억울한 점이 있다면 차분하게 '법리전'을 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이 지사가 모든 것이 억울한 것이 아니라 일부라도 잘못한 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모든 것을 소상히 밝히고 떳떳하게 책임지라는 것이다.

필자는 수많은 인적·물적 증거가 실체진실을 반드시 밝혀 줄 것으로 확신한다. 링컨이 갈파한 "모든 사람을 일시 속일 수는 있고, 일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글/서정욱 변호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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