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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목표 채워라" GA 설계사 유치 과열 모드


입력 2018.11.16 06:00 수정 2018.11.16 06:04        부광우 기자

"월 실적 10배 지급" 고액 지원금 앞세워 유혹

불어나는 영업비용…기존 가입자들 부메랑 우려

국내 보험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독립법인대리점(GA)들의 경력 설계사 모시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보험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독립법인대리점(GA)들의 경력 설계사 모시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보험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독립법인대리점(GA)들의 경력 설계사 모시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올해 설계사 유치 목표를 채우기 위해 이직 시 거액의 지원금 지급을 내거는 GA들이 늘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 같은 영업비용이 불어날수록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리쿠르팅 연간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GA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한 번에 다수의 유능한 보험 설계사를 끌어오기 위해 지원금을 대폭 늘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 GA는 팀 단위로 이직해 오는 경우 직전 월 평균 실적의 10배에 달하는 정착 지원금을 내걸면서 설계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전 조직에서 월 평균 실적이 100만원이었던 설계사라면 자리만 옮겨도 단번에 10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GA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 이외의 지역에 위치한 10명 이상의 보험사 전속 설계사 팀을 대상으로 이직 시 임대차 지원비와 총무 급여를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규모가 작아도 팀 실적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임차비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이다.

이처럼 GA들이 경력 설계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들의 영업 체계 상 보험 모집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까닭이다. GA는 다수의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운용되는 보험 대리점이다, 이를 통해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이에 대해 각 보험사로부터 받는 판매 수당에 수익을 의존한다. GA 입장에서는 설계사들의 영업력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이미 국내 보험 설계사들 중 절반 이상은 GA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올해 6월 말 GA에 속한 설계사는 22만여명으로 보험업계 전체(41만명)의 5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정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 설계사는 45.1%(18만5000명)에 그쳤다.

더욱이 보험업계에서 GA를 통한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이들의 경쟁에는 더욱 불이 붙고 있다. 관련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영역을 확보하려는 GA들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GA의 연간 보험 시장 판매 점유율은 처음으로 절반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험 모집액에서 GA 비중은 49.4%까지 올라온 상태다.

다만 이에 따라 GA들 간 설계사 이동이 잦아지면서 비용이 불어나고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설계사 스카우트를 위해 고액의 지원금을 내건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 판매 확대 과정에서 새는 비용이 늘어난다는 의미여서다.

영업을 늘리기 위해 지출하는 돈이 많아질수록 GA는 이를 메꾸기 위해 좀 더 많은 판매 수당을 제공하는 상품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런 GA에 속한 설계사들로서는 아무래도 가입자의 보장보다 소속 조직의 수당을 늘리는데 유리한 상품을 고객에게 권할 개연성이 커지게 된다.

아울러 GA들이 받는 판매 수당은 보험사 입장에서 사업비 지출에 해당한다. 이 금액이 늘수록 보험사들은 영업 활동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다는 뜻으로, 가입자들을 위한 보장보다 고객 유치나 유지에 쓰는 돈을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의 사업비 증가는 기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료 상승의 주요 잠재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보험사의 사업비 씀씀이가 커질수록 고객에게는 불리한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의 큰 구조 상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에서 영업을 위해 빠져 나가는 비용이 커질수록 보장을 위해 쓰일 돈은 상대적으로 줄게 된다"며 "이를 메꿔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인상 압박을 느끼게 되는 만큼 사업비 지출 증대는 기존 보험 가입자 쪽에서 보면 부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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