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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거제 부동산 시장…“그래도 희망은 있다?”


입력 2018.11.15 06:00 수정 2018.11.15 06:30        이정윤 기자

거제지역 아파트값 하락세 지속…구조조정으로 인구도 줄어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잇단 수주…약 2년 뒤 기대해볼만

경남 거제 한 조선소 근로자들이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남 거제 한 조선소 근로자들이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선업 침체로 경남 거제 부동산 시장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하지만 거제지역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조선업이 기지개를 조금씩 켜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할 것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한국의 조선업계 공적자금 지원문제는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 조선업에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힘입어 대형건설사들도 눈치를 살피며 거제지역 주택공급에 살살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15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거제시 월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1월(-1.49%) ▲2월(-1.38) ▲3월(-1.43%) ▲4월(-2.00%) ▲5월(-2.70%) ▲6월(-2.29%) ▲7월(-2.66%) ▲8월(-2.22%) ▲9월(-1.80%) ▲10월(-1.96) 등 하락세를 이어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오던 거제시 인구도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거제시 인구는 2008년 21만7211명에서 2016년 25만7183으로 늘어났다가, 작년 25만4073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올해 2월 기준 25만2927명으로 좀 더 줄어들었다.

그러나 거제지역 경제상황의 척도인 조선업황이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다. 거제의 두 버팀목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잇따라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작년에 69억달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도 약 70억달러 신규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4년 만에 가장 많은 신규 수주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4년 만에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재개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거제 부동산 시장이 너무 안 좋다고 해서 직접 가봤더니 침체기인 건 확실하지만 조선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며 “최근 수주한 선박 물량이 약 2년 후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시기 쯤 부동산 시장도 함께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화건설이 지난달 공급한 ‘거제 장평 꿈에그린’은 일반분양 262가구 중 169가구가 미달됐다. 최근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기 속에서 유독 더 위축된 거제지역에서 이정도 결과면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단지가 입주하는 2021년께는 거제 부동산 시장이 지금보다는 회복된 상태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사업지는 거제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 부지다. 이 사업지에 대림산업은 1073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고현항 재개발 사업은 고현동과 장평동 일대 앞바다에 여의도공원 3배가량 면적의 부지에 ‘거제빅아일랜드’라는 거제시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대림산업은 현재 거제지역 분위기를 파악해 적절한 시기에 분양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본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조선업 지원 문제를 두고 WTO에 공식 제소했다. 우리 정부는 2015년 경영난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에 약 12조1000만원을 지원했는데, 이것이 정부 보조금을 금지한 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본의 WTO 제소가 최종 판결까지 2~3년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최근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 국내 조선업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남 거제시 고현항에서 바라본 앞바다 모습. ⓒ데일리안 경남 거제시 고현항에서 바라본 앞바다 모습. ⓒ데일리안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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