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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남다른 車보험 실적 관리 눈길


입력 2018.11.14 06:00 수정 2018.11.14 06:04        부광우 기자

올해 3분기까지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 83.7%…전년比 4.8%P↑

'인수 심사 강화' 메리츠화재 70%대 유일…시장 점유율 축소는 숙제

국내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너나 할 것 없이 자동차보험 실적에서 죽을 쑤고 있는 와중 메리츠화재가 가장 낮은 손해율을 유지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손해율이 낮다는 것은 그 만큼 회사의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로, 메리츠화재는 지난 3분기까지 빅5 손해보험사들 중 유일하게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다. 일찌감치 인수 심사를 강화하며 자동차보험 성적 관리에 나선 선구안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반대급부로 쪼그라든 시장 영향력은 메리츠화재의 향후 숙제가 될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3.7%로 전년 동기(78.9%) 대비 4.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와 비교해 내준 보험금 등 손해액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즉, 이 수치가 올라갔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사들이 거둔 실적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이렇게 나빠진 이유로는 우선 지난해부터 손보사들 사이에서 벌어진 가격 인하 경쟁이 꼽힌다. 여기에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효과가 더해지며 손해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특히 올해 여름 이어지는 폭염에 늘어난 자동차 이용으로 인해 사고가 증가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러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실적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조사 대상 손보사들의 올해 1~9월 자동차보험 평균 합산비율은 105.5%에 달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친 것으로, 이 수치가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료 수입보다 손해액과 사업비로 쓴 지출이 더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조사 대상 손보사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에서만 210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437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액수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이는 현실 속, 눈에 띄는 실적 관리를 보여주고 있는 곳은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7%로 손보업계 최저를 나타냈다. 이 같은 메리츠화재의 손해율도 전년 동기(77.0%)와 비교하면 2.7%포인트 악화된 수치로 손보업계 전반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0% 이하로 억제하고 있는 곳은 메리츠화재뿐이었다.

다른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일제히 80%를 훌쩍 넘겼다. 일부 중소형 손보사들은 90%대까지 올라서며 위기감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 1~9월 손보사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현대해상 82.2% ▲삼성화재 83.0% ▲DB손해보험 83.9% ▲악사손해보험 84.5% ▲한화손해보험 85.0% ▲KB손해보험 85.1% ▲롯데손해보험 89.4% ▲더케이손해보험 91.2% ▲MG손해보험 95.4% ▲흥국화재 95.9% 등 순이었다.

손해율을 70%대로 막아내면서 메리츠화재의 지난 1~9월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은 99.7%에 머물렀다. 반면 삼성화재(100.8%)·현대해상(101.5%)·KB손보(105.1%)·DB손보(101.2%) 등 주요 손보사들의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은 대부분 100%를 넘어섰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에서 1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비록 큰 액수는 아니지만 손보 빅5 가운데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대형 보험사들이 모두 자동차보험에서 수백억원 대의 적자를 떠안은 것과 비교하면 대조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에서 삼성화재는 269억원, 현대해상은 360억원, KB손보는 712억원, DB손보는 28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렇게 메리츠화재가 상대적으로 자동차보험에서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1~2년 전부터 관련 상품의 인수 심사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 가입 시 직종 특성 상 차량을 운전하는 시간이 많거나 사고율이 높은 불량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걸러 내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러면서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올해 1~3분기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4.8%로 삼성화재(28.9%), 현대해상(19.5%), DB손보(19.2%), KB손보(12.1%), 한화손보(5.2%)에 이어 6위에 그쳤다. 2015년까지는 5.1%의 점유율로 한화손보(4.7%)보다 위에 자리했지만, 그 다음해부터 역전을 당한 이후 5대 손보사로서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무보험이라는 특성 상 자동차보험은 어떤 상품보다 많은 고객층을 유치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영업 시 시장 영향력이 중요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장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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